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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전국 외고 학부모들 "외고·국제고 폐지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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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 30곳, 청담국제고 90명, 27일 성명서 내

"교육 문제가 특목고 때문인가. 매도하지 마라"

조 교육감 "외고·자사고 급격한 변화 없을 것"

28일 서울 자사고 등 5곳 재지정 가능성 높아져

중앙일보

전국 외국어고·국제고등학교 학부모들이 27일 오후 서울 이화여자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정부의 외국어고·국제고 폐지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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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외국어고교 30곳과 국제고인 청심국제고 학부모들이 정부의 외고·국제고 폐지 추진 방침과 관련해 "외고·국제고 폐지 정책을 즉각 철회하고 학생 선발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전국외고학부모연합회는 27일 서울 이화외고 참빛강당에서 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청심국제고 학부모도 참여했다.

이날 연합회(대표 이수현씨, 서울 한영외고 2학년 학부모)는 성명서에서 “정권이 바뀌었을 뿐인데, 외고와 국제고는 수월성과 다양성 교육을 실현하는 학교에서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학교로 하루아침에 위상이 뒤바뀌었다. 왜 정권에 따라 학교 평가가 극과 극으로 달라져야 하느냐. 정권 입맛에 따라 학교 흔들기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마치 우리나라 교육 문제가 특목고의 존재 때문인 양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 오히려 외고·국제고는 지금껏 지역의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사회적배려자전형을 통해 일반고는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통합 기능을 담당해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외고·국제고를 만들고 진학하라고 독려한 것은 정작 정부와 교육당국이었다. 국가를 믿고 외고·국제고에 진학한 학생과 학부모가 왜 일반고 황폐화, 사교육 범람, 고교 서열화의 원흉으로 지목받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외고·국제고 폐지 반대를 ‘특권의식’으로 보는 시선에 대한 불편함도 드러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길 바라는 것은 어느 부모나 한결같은 마음인데, 정권이 입맛대로 학교를 흔들어놓고 이에 반발하는 외고·국제고 학부모를 향해 마치 빗나간 모정인 양 손가락질 하느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서울외고·경문고·세화여고·장훈고 등 자사고 4곳과 영훈국제중 등 5개 학교의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기로 한 상태다. 연합회 이 대표는 “서울시교육청의 발표에 따라 추후 자사고학부모연합(자학연)과의 공동 대응도 논의할 예정”이라 밝혔다

중앙일보

이날 모인 외고·국제고 학부모들은 "정권이 입맛대로 학교를 흔들어놓고 이에 반대하는 학부모를 '특권의식'으로 매도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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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외고·자사고를 일괄 폐지하는 방식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외고·자사고 폐지 논란에 대해 “급격한 변화에 따른 예고되지 않은 불이익을 줄이기 위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폐지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 일반고를 공교육의 중심에 확고히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이런 조 교육감의 발언은 28일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를 앞둔 5개 학교 중 일부 또는 전부가 재지정될 것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 교육감은 두 아들이 외고를 졸업한 것에 대해 “늘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다.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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