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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중화권 디스플레이 굴기 "이번엔 OLED다"…삼성·LG '초격차' 전략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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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가 최근 맹렬한 기세로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양산을 위한 설비 투자에 나서며 이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중소형과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각각 양분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화권 업체의 도전에 맞서 2018년까지 26조원을 투자해 기술 격차를 유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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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징둥팡(京東方,BOE),티안마,비전옥스 등 중국 3대 디스플레이 업체는 2020년까지 6세대(1500㎜×1850㎜) OLED 패널 투자 계획을 합해 월 평균 23만장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춘다. 2016년 기준 중국 디스플레이 3사의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은 월 8000장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 예상된다.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을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월 평균 15만장의 중소형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갖췄다. BOE,티안마,비전옥스 등의 설비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앞으로 2년 내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인 월 13만4000장의 중소형 OLED 패널을 생산할 수 있다. 이들 3사뿐 아니라 에버디스플레이,차이나스타(CSOT) 등 다른 중국 업체도 중소형 플렉서블 OLED 패널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2016년 대만 홍하이그룹(폭스콘)에 인수된 샤프는 LG디스플레이의 텃밭인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샤프는 실적 회복에 힘입어 기존 주력 제품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중 부가가치가 높은 초고화질 라인업을 남기는 대신 나머지 부분에 쏟았던 여력을 OLED 패널에 투자한다. 샤프는 2018년을 목표로 일본 내 LCD 패널 주요 생산 거점인 미에현 소재 카메야마 공장서 LCD TV 생산 시설을 철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10년 전 LCD 패널 공장 증설 경쟁을 떠올리게 하는 대규모의 OLED 패널 분야 투자를 통해 중화권 업체와 기술 격차 벌리기에 나섰다. LCD 패널 시장에서는 이미 중화권 업체가 턱 밑까지 추격한 상태지만, 한국이 독보적으로 앞서 있는 OLED 패널 시장에서는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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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16조원을 투자해 중소형 OLED 패널 공장을 대폭 증설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5만5000장의 중소형 OLED 패널을 생산 중인 아산 A3 공장의 생산 능력을 월 13만장 규모로 늘리는 증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A3 공장과 비슷한 규모의 A4 공장 신축 건설도 시작한다. A4 공장은 2019년 양산을 시작해 1차 생산량인 월 6만장을 목표로 한다.

LG디스플레이는 10조원을 투자해 파주 신공장 P10을 짓는 중이다. 2018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P10 공장이 완성되면 축구장 14개 면적의 세계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공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P10 공장에서 중소형,대형 OLED 패널을 주력으로 생산할 것인지 아니면 초대형 10.5세대(2940㎜×3370㎜) LCD 패널을 함께 생산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 아래 7월 말 이사회 승인을 거쳐 P10 공장의 운영 방향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OLED 패널은 스마트폰은 물론 종전 TV,모니터,노트북,태블릿 등의 주요 부품으로 사용된 LCD 패널을 빠르게 대체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규모는 2016년 142억달러(16조1500억원)에서 2018년 284억달러(32조3000억원), 2020년에는 353억달러(40조150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OLED TV 판매량은 2014년 7만7000대에 불과했지만, 2017년 138만대, 2023년에는 1040만대로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는 "중화권 디스플레이 업체가 LCD 패널 물량 공세에 이어 OLED 패널 기술 확보에 나섰지만, 중단기적으로 한국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한국도 OLED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한 후 수년에 걸쳐 수율 안정화를 비롯해 노하우를 축적하는 과정을 거친 만큼 중화권 업체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IT조선 노동균 기자 safero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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