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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TONG] 세월호에서 배운 또 하나의 가르침…마음으로 하는 ‘사람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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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시대’ 시리즈 북리뷰 5편, 『정혜신의 사람 공부』

by 인천국제고 지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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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했다. 304명의 희생자, 그 중 261명은 한 학교에 같이 다닌, 한 동네에서 같이 자란 학생이다. 『정혜신의 사람 공부』는 아직도 진행 중인 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수색과 끝나지 않은 희생자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 그리고 그들을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정혜신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2008년부터 고문 피해자를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 고문치유모임의 집단 상담을 이끌었고, 2011년 쌍용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집단 상담을 시작하며 심리치유센터 ‘와락’을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현재는 안산에 거주하며 치유 공간 ‘이웃’의 치유자로 살아가고 있다. 책에서 저자는 세월호 참사 초기, 자격증과 전문 지식을 앞세운 심리치료사들이 했던 실수를 되짚으며 그 과정에서 이론과 지식이 놓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낸다. 현장에서 저자가 경험했던 여러 사례를 통해 이론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에 주목하고 알아주는 것이 치유의 시작임을 강조하고, 어떠한 이론이나 지식도 결국 ‘사람’보다 우선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사실을 일깨운다.

중앙일보

[사진=창비]


세월호 참사 당시 소위 '전문가'들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가 살아 돌아온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몇 백 문항의 심리 테스트를 진행했다. 또 눈앞에서 친구들의 죽음을 목격한 학생들에게 “지금 가장 힘든 것은 뭐니?” 라는 식의 질문을 하며 상담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문가들의 심리 테스트와 상담은 피해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들이 더 이상의 상담은 원치 않을 정도로 상담에 대한 거부반응이 커졌다.

정혜신은 이론에 따른 상담보다는 사람들의 마음에 주목하는 상담을 추구한다. 자격증보다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인간의 고통에 대한 연민, 공감, 배려 그리고 예의로 사람을 결정적으로 구하고 도울 수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사람 공부'는 지식이나 이론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공부하는 것을 뜻한다. 책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말한다. ‘모든 인간은 개별적 존재다. 그걸 아는 게 사람 공부의 끝이고 그게 치유의 출발점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치유를 공부하는 건 치유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니까 화려한 지식이나 버젓한 자격증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공부라는 거죠. 사람을 살리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것, 그걸 제대로 아는 것이 사람 마음에 대한 공부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혜신이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이 이 구절에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진실된 마음, 공감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책을 읽고 나면 긴 여운과 깨달음이 남는다. 주변에 힘들어하거나 고민이 있는 사람에게 정말 도움을 주고 싶다면, 마음만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걱정되고 주저된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글=김다정·신예은·최예지(인천국제고 1)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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