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의정부의 미 2사단을 찾은 것은 의미심장한 장면이었다. 미 2사단은 얼마 전 사단 창설 기념식 때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이 무산된 곳이다. 외교부 장관이 한국전쟁 기념일에 이런 미 2사단을 찾은 것은 한·미 동맹에 대한 정부의 대응의지를 대변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 핵 위협의 심각성과 한·미 연합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기념식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에 대한 북한의 비인권적 만행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일부 시민단체 6000여 명이 미국대사관을 에워싸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철회를 촉구한 집회는 심히 걱정스럽다. 이들의 사드 반대 주장도 그렇지만 미국대사관을 ‘인간띠’로 둘러싼 것은 한·미 동맹에 대한 반대로 비칠 수 있다. 이날 인간띠 시위를 보며 동두천에서 여중생 2명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뒤 반미 촛불시위로 확산된 15년 전의 기억이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전쟁 67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가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정부는 중심을 잡아 줘야 한다. 국민의 불안과 사회적 혼선을 해소하려면 정부가 북핵에 대한 대응책과 한·미 동맹에 대한 확고한 원칙부터 분명히 내놓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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