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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73층 규모 美서부 최고층 빌딩…한국 알리는 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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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 LA 호텔 개관 / 윌셔그랜드센터 가보니 ◆

매일경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윌셔그랜드센터 개관식에서 리본을 자르고 있다. 왼쪽부터 허브 웨슨 LA시의회의장, 엘리 마루프 미주 인터콘티넨털호텔그룹 CEO, 조 회장, 케빈 드레온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 제공 = 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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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LA 중심가에 지어 지난 23일(현지시간) 개관식을 한 윌셔그랜드센터는 총 73층, 높이 1099피트(약 335m)에 이르는 미국 서부지역 최고층 건물이다. 2009년부터 8년간 총 10억달러(1조1385억원) 이상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진그룹이 지난해 한진해운 사태로 유동성 문제를 겪을 때도 이곳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았을 정도로 그룹의 '대역사'와 같은 건물이다.

윌셔그랜드센터 저층부에는 상업공간 및 컨벤션 시설 그리고 사무실(3만7000㎡)이 배치됐고, 고층부는 900개 객실의 럭셔리 호텔(인터컨티넨탈 호텔)로 구성됐다. 단순 호텔이 아니라 대형 컨벤션 등 상업공간과 업무 오피스, 럭셔리 호텔이 한 건물에 있는 복합 공간이다. 900개 객실 중 130개 객실을 스위트로 만들었다.

이번에 새롭게 탄생한 윌셔그랜드센터는 1952년 지하 3층, 지상 15층 크기의 소형 호텔 '스테틀러'가 전신이다. 존 F 케네디, 아이젠하워 등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LA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한항공이 1989년 인수해 '옴니호텔'로 10년간 운영하다가 1999년 '윌셔그랜드호텔'로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낡은 외관과 주변 건물에 비해 낮은 층수로 인해 특급 호텔로 거듭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향후 LA를 중심으로 컨벤션, 관광사업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2009년 4월 윌셔그랜드호텔을 전면 재개발하기로 결정한다. 이후 2년간의 사업승인 기간을 거쳐 2011년 3월 LA시로부터 사업 인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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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센터는 2014년 2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공사 착수 이틀간 투입된 콘크리트 무게가 약 4만2930t(레미콘 2120대 분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연속 콘크리트 투입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 건물의 큰 특징은 '스카이 로비'다. 기존 호텔 로비는 1층에 있지만 윌셔그랜드센터 호텔 로비는 70층에 위치해 사실상 전망대 역할을 한다. 호텔 체크인을 하면서 LA 다운타운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도 초고속 승강기술이 내장돼 70층까지 40초 만에 올라갈 수 있다. LA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데다 상층부를 호텔로 만들어 일반 객실에서도 LA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73층에는 야외 오픈 라운지가 있어서 LA의 야경도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이번 센터는 LA 마천루 역사의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옥상에 반드시 소방용 헬기장이 있어야 한다는 규제가 풀린 후 지은 첫 건물이기 때문이다. LA시는 뉴욕처럼 멋진 디자인의 건물이 있어야 투자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자 규제를 풀었다. 소방용 헬기장 대신 소방관들만 이용할 수 있는 특수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LA시 건물 옥상에 헬기장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적용받지 않으면서 야외 라운지를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야간에는 윌셔그랜드센터 외관에서 초대형 대한항공 로고를 볼 수 있다. 이것도 LA시가 세수 확보를 위해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건물 하단부에 디지털 광고가 적용되고 상단부에는 건물 소유주와 주요 입주자를 홍보하는 밝은 조명의 표지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은 이 센터를 서부의 '타임스스퀘어'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건물 디자인은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상징인 '하프돔'을 형상화했다.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지역 특성상 내진 설계가 필수적인데 이 센터는 진도8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신공법(좌굴방지가새, Buckling Restrained Braces)을 적용했다.

대한항공은 이 센터가 1700여 개의 지역 일자리와 함께 LA시에 연간 1600만달러 이상의 세수 증대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예상했다. LA시는 이에 화답해 향후 25년간 숙박세(숙박료의 14%)를 면제해줘 향후 6000만달러의 세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상징성' 때문에 이날 개관식에는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와 손자들이 모두 참석했고 조 회장 출신 학교인 남가주대(USC) 동문들이 대거 참석했다. 조 회장은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나온 USC 마칭밴드에 흥겨워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조현민 전무도 USC 출신이다.

[LA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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