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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인천 초등생 살인’ 공범 살인교사죄 적용가능성 확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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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범이 살해 지시” 주범 진술 번복 후속 조치

뉴스1

'인천 여아 살인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A양(16·왼쪽)과 공범으로 지목된 B양(18·오른쪽).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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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검찰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공범 피의자의 살인교사죄 적용을 위한 확인 작업에 나섰다.

지난 23일 열린 공범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선 주범이 "공범이 살인을 지시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데 따른 조치다.

25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A양(16)이 지난 23일 공범 B양(18)의 재판에서 증언한 내용들에 신빙성이 있는지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다만 이 작업은 B양에 대한 살인교사죄 적용을 검토하기 위한 전 단계의 작업이다. 실제 검찰이 B양을 살인교사죄로 혐의를 변경해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번 사건의 기록과 증거자료 등을 다시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8일 B양을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양은 지난 23일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열린 B양의 1차 결심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B양이 나에게 먼저 사람을 죽여 시신 일부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A양의 증언은 그동안 A양과 B양이 경찰 조사 때부터 했던 진술을 모두 번복하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줄곧 A양이 살인을 먼저 얘기하자 B양이 “그렇다면 나에게도 시신 일부를 전해달라”고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A양이 이번 사건의 모든 범행을 주도했고 B양은 범행 과정을 지켜보다가 시신일부를 건네받았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었다.

이에 B양은 A양의 범행 과정에서 살인과 시신 일부를 달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건 맞지만 이는 A양과의 ‘역할놀이’였다고 생각했고 A양이 실제로 대화 내용대로 범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A양의 지난 23일 증언을 종합하면 이들은 올해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알게 돼 살인사건, 추리소설 등의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가까워졌다. 이들은 서로 가상의 인물을 정해 그 인물을 연기하며 대화를 나누고 이야기를 만드는 이른바 ‘역할놀이’를 하기도 했다.

이후 B양은 올해 3월 초 A양에게 “너에게는 지금이 네 인격과 더불어 잔혹하고 반사회적인 성격이 또 다른 인격이 있다”며 “또 다른 인격을 일깨워야 한다”고 설득했다.

B양은 또 A양에게 “이전에 다른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도록 유도해봤고 실제 살해하는 모습도 여러 번 봤으니 나를 믿으라”며 “아동을 살해해 시신 일부를 가져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A양은 재판에서 “처음엔 B양의 말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B양의 지속된 설득으로 받아 들였다”며 “B양은 내가 범행을 저지를 때 전화해 ‘내가 받기로 한 건 언제쯤 줄거냐’고 묻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B양이 이번 사건의 단순 방관자가 아닌 적극 참여자라는 것이다.

A양은 재판에서 “갑자기 진술을 번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담당 검사의 질문에 “처음에는 B양을 보호하려 했지만 가족과 변호인 등이 사실대로 말하라고 설득했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사실을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A양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지면 B양의 혐의를 살인교사죄로 변경할 방침이다. 살인교사죄는 살인죄와 같은 형량을 적용받는다.

A양은 지난 3월29일 낮 12시47분께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C양(8·사망)을 유인해 공원 인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평소 SNS를 통해 알게 된 B양에게 훼손된 C양의 시신 일부를 전달했다.

B양은 지난 3월 29일 오후 5시44분께 서울의 한 전철역에서 이번 사건의 피의자 A양(16·구속 기소)이 살해한 초등학교 2학년생 C양의 훼손된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A양과 공범 관계이지만 재판부는 사건을 병합하지 않고 따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에 대한 선고는 같이 할 계획이다.

A양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4일, B양은 6일 각각 오후 2시 인천지법 324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ym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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