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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나 살자고 풀과 싸웠지만,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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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변 두계마을 이야기] <1> 풀과 싸우다

지난 2008~2009년, <프레시안>에 '덴마크에서 살아보니', '한국에서 살아보니' 등을 연재했던 김영희 씨가 지난 2011년 전라남도 곡성군에 터를 잡았다. 덴마크 사회를 흥미롭게 소개했던 김 씨의 귀촌 생활기를 연재한다.

겉만 완성된 집을 덩그라니 세워놓고 다른데 들여다보느라 두 달 남짓 만에야 다시 온 두계마을. 이제 계절은 여름이다. 3월 말 영하의 기온에서 벽체 마감이 늦어지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온 세상이 초록으로 무성하다.

예상대로쑥쑥 자란 풀들이 마당에서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하기야 땅의 원래 주인은 풀이다. 사실 나는 이번에 내려오면서 은근히 겁이 났다. 보나마나 풀들과 싸워야 할 텐데 어떡 허나. 그래서 인터넷에서 보고 거금을 투자해서 주문한 수동식 '풀밀어'만 단단히 믿고 왔다. 나의유일한 무기였다. 이것으로 풀을 제압하리라.

그런데 어렵사리 택배로 받은이 무기를 끙끙대며 조립해서 풀을 밀어보니,풀들이 꿈쩍도 않는다. 팔만 아프다. 풀들이코웃음 치고 있다.

할 수 없이 읍내 철물점에 가서 낫과 호미를 사왔다. 차라리 이 재래식 무기가낫겠다.

남편이 낫을 휘두르자 풀이 쓰러진다. 참,사람이라는 것이 별것 아니다. 나 살겠다고풀과 싸우는 존재다. 잠시 져주는 풀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풀이다.흰 꽃이 한창인 개망초를 사정없이 베지만,속으로는 미안하고 아깝다. 이것이 다 생명인데. 하지만 여기다 콩을 심어야 한다. 가을에그 콩으로 울엄마랑 메주를 쑤어야 한다.그러니 어쩔것이냐.

풀을 베고 나자 흙이 보인다. 밭을 만들려고한 삽 한 삽 흙을 판다. 아랫집 김 씨한테 부탁해서 경운기로 로타리를 치면 편하다고하는데, 우리도 참 못 말린다. 기어코손으로….

프레시안

▲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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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김영희 귀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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