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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정유라 영장 또 기각…국정농단 추가 수사 빨간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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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 수사에도 영장 기각…불구속기소 전망

뇌물죄·은닉재산 의혹 등 수사에도 '찬물'

뉴스1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2017.6.2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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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21)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되면서 국정농단 추가 수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정씨는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 사이를 지근거리에서 오랫동안 지켜봐 이들의 국정농단 사건의 새로운 정황·증거를 진술할 수 있는 핵심 인물로 꼽혀왔다. 하지만 정씨의 신병확보에 실패하면서 검찰의 수사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20일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기각을 결정했다.

권 부장판사는 이날 기각 이유에 대해 "추가된 혐의를 포함한 범죄사실의 내용, 피의자의 구체적 행위나 가담정도 및 그에 대한 소명의 정도, 현재 피의자의 주거상황 등을 종합하면, 현시점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정씨가 박 전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정규재 TV와의 인터뷰에서 정씨가 어릴때 마지막으로 봤고 개명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고 언급하는 등 정씨와의 관계를 애써 부인한 바 있다. 또 검찰은 정씨가 덴마크 구금 당시 최씨와 연락을 주고 받은 정황이 담긴 자필 편지를 확보해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같은 내용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으나 정씨의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검찰은 지난 2일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기각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정씨를 연이틀 소환하고, 독일과 덴마크에서 도피생활을 도운 정씨 아들의 보모, 마필관리사와 정씨의 전 남편 등 주변 인물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정씨가 '말(馬)세탁' 과정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확보,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추가해 영장 재청구에 나섰다.

보강 수사에도 정씨 구속이 불발되면서 검찰의 국정농단 추가수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차례나 영장이 기각된 만큼 정씨는 불구속기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한 피의자에 대해 3차례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만큼 새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불구속기소로 정씨 관련 사건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구속수사를 통해 삼성의 승마지원 과정을 정씨가 얼마만큼 알고 있었고 관여했는지를 추궁한다는 방침이었다. 정씨는 말 구입비 등 승마지원 명목으로 삼성 측이 제공한 77억9735만원(약속금액 213억원)의 직접적 수혜자다. 뇌물수수 공범 적용까지는 아니더라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뇌물죄 공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 여지가 있다.

하지만 향후 수사는 난항이 예상된다. 정씨는 어머니 최씨, 박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전면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씨는 강제송환 당시 삼성의 특혜지원에 대한 질문에 "딱히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잘 모르겠다"며 "(최씨가) 삼성전자 승마단이 승마 지원을 하는데 6명 중 1명이라고 말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앞서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프랑크푸르트 지점장은 검찰에서 정씨도 삼성의 지원 과정 전반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의 독일 내 재산 동향을 상세히 알고 있는 이 전 지점장은 독일에서 최씨의 송금업무와 현지 유령회사 설립, 부동산 구입 등 각종 재산관리를 도운 인물이다.

이미 사실관계가 드러난 범죄사실에도 부인으로 일관하는 최씨의 태도는 더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씨는 자신의 공판에서 "딸한테 협박하는 식으로 하지 말라"고 격양된 어투로 주장하는 등 딸에 대한 검찰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씨가 구속될 경우 최씨의 재판 태도가 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씨 일가의 해외 은닉재산 의혹 규명도 숙제로 남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독일 당국과 공조를 통해 추적을 이어오고 있다.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에도 독일에 남아 재산을 은닉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dos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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