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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탁현민 행정관 과거책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돼", 스스로 "당혹스럽다"고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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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왜곡된 여성관을 담아 논란이 일었던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2급 상당)이 또 다른 책에서도 그릇된 성 인식을 드러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을 중심으로 탁 행정관을 비판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탁 행정관을 포함해 문화계 인사 4명의 대화체로 구성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에서 그는 성적 판타지, 연애 상대의 외모 등을 이야기했다.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는 2007년 9월 출간된 책으로 4명의 남녀가 7개월 동안 나눈 대화를 정리해 엮은 일종의 대화집이다. 이 책은 탁 행정관이 아니라 대화에 참여한 다른 인사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 경향신문 자료사진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돼”

탁 행정관은 이 책에서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임신한 선생님’으로 소개했다.(19쪽)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뭐 남자들이 흔하게 생각하는 건 나도 대부분 상상해 봤지 뭐. 그룹 섹스, 스와핑, 어렸을 때는 선생님!”

-달콤한너의도시: “헉, 선생님!”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남자들이 가장 열광하는 대상은 모델 같이 잘 빠지고 예쁜 여자들이 아니야. 수학 시간에 거대한 몽둥이를 들고 발목까지 오는 스커트를 입은 선생님들이라고! 이상하게도 학창 시절에 임신한 여선생님들이 많았어. 심지어는 임신한 선생님들도 섹시했다고!”

-오드리될뻔: “켁, 전혀 섹시하자 않아!”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맞아, 그래야 정상이잖아.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될 거야. 임신을 하려면 섹스를 해야 하잖아. 그러니까 거기서부터 일단 연상이 되는 거야. ‘나한테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섹스를 한다’ 그런 야릇한 연상 작용인 거지”

탁 행정관은 또 이 책에서 직장 내 여성의 외모와 관련된 내용도 언급했다.(56쪽)

-달콤한너의도시: “애인이 있든 없든 잘생긴 애한테 훨씬 더 잘해줘. 주인이 없으면 더 잘해주겠지”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직장 상사 스타일의 문제일 수도 있어. 나는 여직원 애들이 여자로 보이는 게 싫거든. 내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닭장 안의 닭은 절대 잡아먹으면 안 된다고!”

-달콤한너의도시: “현혹되지 않는 외모의 직원을 선호한다는 얘기야?”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그런 직원이 훨씬 편해. 지방 공연 가서 나랑 같은 방을 써도 무방할 정도의 직원과 일하고 싶은 거야. 그 중에 예쁜 애가 있으면 어쨌든 신경이 쓰이니까 일에 다소 방해가 되겠지. 가능하면 그런 애는 아예 안 뽑아. 하하”

-달콤한너의도시: “그 회사는 예쁘면 죄가 되는구나. 하하하”

탁 행정관은 연애에서 외모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62쪽)

-오드리될뻔: “내면이 채워져 있지 않으면 아무리 그 사람이 외모가 멋있고 예뻐도 호감이 안 가지.”

-달콤한너의도시: “들끓던 페로몬이 싹 식어버리더라고!”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그럼 말이 필요없는 것만 하면 되지. 그래서 남자들이 정말 성적인 욕구를 채우려고 여자를 만난다고 생각하면 그럴 때는 절대적으로 예쁜 게 최고의 덕목인 거지. 아예 말할 필요도 없는 거니까. 아, 룸살롱 아가씨는 너무 머리 나쁘면 안 되겠구나. 얘길 해야 되니까!”

-달콤한너의도시, 오드리될뻔: “아우 정말!!!”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방금 한 말은 농담이고 예쁜 것은 진짜 순간이지 뭐. 끌리기는 하지. 끌려서 만나지만 그것만으로 사귀거나 사랑하게 되지는 않거든. 그저 얼굴만 보거나 몸매만 보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말이야”

경향신문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 표지 | 네이버 책 소개 갈무리


■“그녀를 걱정해서 피임에 신경 썼다기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조심했지”

탁 행정관은 자신의 첫 성 경험을 둘러싼 이야기도 했다.(10쪽)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웃긴 사실은, 첫 경험에 대해서 애들한테 물어보잖아. 그러면 애들이 20등까지 다 해봤다고 얘기하는 거야. 그만큼 첫 경험에 대해서는 허풍이 많다는 것이지. 그런데 여기에서 지적하고 싶은 점은 남자 1등부터 5등까지는 그 대상이 대부분 한 두 명의 여자라는 거야.”

-달콤한너의도시: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 여자는 섹스 파트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야? 완전 마루타로구먼.”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심지어는 이런 거지. 예를 들어 우리 둘이 친군데 당신이 먼저 첫 경험을 했어. 와서 자랑할 거 아냐? ‘나 오늘 누구랑 했다’ 그러면서. 다음날 내가 그 여자애에게 가서 ‘왜 나랑은 안 해주는 거냐?’고 하면, 그렇게 해서 첫 경험이 또 이루어지는 거지”

-달콤한너의도시: “아, 남자들의 세계란!!!”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그럼 2등이 3등에게 자랑할 거 아냐? 그럼 3등 남자가 2등에게 그 여자 좀 만나게 해달라고 하지. 가끔 그게 싫은 녀석들은 화장실 같은 데서 서로 맞장을 뜨는 경우도 있지. 그러나 그 둘은 곧 화해하고 바로 그녀를 공유하지”

탁 행정관은 첫 성 경험 당시 피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15쪽)

-오드리될뻔: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의 첫 경험은?”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여자애 자취방에서였어. 걔가 시골에서 올라온 친구였거든.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였나? 엄밀하게 말하면 나는 첫 경험이었고, 그녀는 경험이 많았지”

-오드리될뻔: “그럼 그녀 역시 친구들과 공유했던 여자?”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응. 걘 정말 쿨한 애야”

-달콤한너의도시: “그 여자 진짜 대단하다”

-오버더레인보우: “동갑이었어?”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아니 한 살 아래였어”

-달콤한너의도시: “그럼 여자는 중3이었던 거네”

-오드리될뻔: “임신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었어? 아니면 병에 걸릴까봐 걱정했다거나 책임감 등등은?”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책임까지는 아니었어. 상대방에 대한 배려보다 나 자신에 대한 걱정이었지. 아무리 어른 흉내를 내도 아직 어린애였으니까. 그녀를 걱정해서 피임에 신경 썼다기보다 나 자신을 위해서 조심했지”

-달콤한너의도시: “그래서 좋았어?”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어. 그 친구가 워낙 베테랑이어서 말이지. 알아서 나를 코치하더라고”

-달콤한너의도시: “첫 경험이었는데 여자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보라고 해도 좋았다고?”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응. 난 좋았어.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떤 짓을 해도 별 상관없었어. 얼굴이 좀 아니어도 신경 안 썼지. 그 애는 단지 섹스의 대상이니까. 그리고 같이 잤다고 해서 사귀어야 한다고 생각 안 했으니까. 그런 부담도 전혀 없고. 그리고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느낌이어서 좋았어. 그 다음날부터는 딱지를 뗐다는 자부심도 있었고. 또 학교에서 확실한 4등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었으니까. 하하”

-오드리될뻔: “내가 대놓고나쁜남자의 첫 경험 대상자한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리 섹스를 해결하기 위해서 치른 첫 경험이라지만 그 친구한테는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들어?”

-대놓고나쁜남자(탁현민): “글쎄. 그땐 그냥 그런 시절이었어”

■탁 행정관 “곧이곧대로 쓴 대로 바라보면 못마땅할 것”

탁 행정관은 이 책 에필로그에서 글로 정리된 자신의 발언을 본 뒤 느낀 당혹스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탁 행정관: “대부분의 수다가 그러하듯 실컷 쏟아낸 말들 중에는 때로는 새빨간 거짓말도 있고, 다소 과장하거나 아예 숨긴 것들도 있고, 차마 못 할 말도 있고, 꼭 했어야 하는데 빠진 말들도 있다. 그래서 정리된 말들을 읽으면서 느끼는 기분은 당혹스러움이다. 이런 말도 했나 싶고, 이런 말을 왜 했는지 싶은 것들이 자꾸 거슬린다. 애초에 말을 글로 옮긴다고 했을 때부터 염두에 두었어야 했던 것이었는데…. 글을 쓰듯 말을 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여. 모쪼록 이 글을 글로 읽지 말기 바란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책의 독법은 글을 말로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 네 명의 대화를 바깥에서 쳐다보지 말고 대화의 안쪽으로 치고 들어와 함께 자리를 깔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싶다”“수준미달, 오락가락, 억지궤변 등등의 이야기들도 함께 나누다 보면 그냥저냥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론 말의 내용과 무관한 말 자체의 재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지 못하고 글을 읽듯, 그걸 곧이곧대로 쓴 대로 바라볼 때 이 책은 불편하고 이 사람들은 못마땅할 것이다”“의도하지 않았는데 많은 부분 부부 문제를 포함한 남녀 문제와 섹스 이야기가 오갔던 이유는 여전히 우리 사회의 공고한 금기가 그런 것들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화에도 언급했지만 성적인 것 혹은 남녀상열지사가 여전히 금기인 것은 OECD국가로서 ‘조낸’ 쪽 팔린 현실이다”

■SNS에는 ‘#탁모닝’ ‘#그래서_탁현민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는 ‘#탁모닝’ ‘#그래서_탁현민은’ 등의 해시태그가 붙은 게시물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탁모닝’은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매일 아침 비판한 데서 비롯한 ‘문모닝’을 패러디한 것이다. 일부 여성학자와 누리꾼들은 매일 오전 SNS에 해시태그 ‘#탁모닝’를 달아 탁 행정관을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누리꾼들이 올린 게시물에는 “탁현민 그 사람 아직 거기(청와대) 있어요?”, “탁현민 언제 나가?”, “탁현민 사퇴”등이 쓰여 있다.

권김현영 성공회대 외래교수(여성학)는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4주차의 탁모닝을 시작해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그래서오늘도묻습니다탁현민은요?’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김원진·이유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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