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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백남기씨 유족, 268일만에 '외인사' 사망진단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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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난해 11월5일 오후 2시 고 백남기씨의 노제가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열렸다/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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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시위 도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씨 유족이 백 씨가 숨진 지 268일만에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 미뤄온 사망신고를 하기로 했다.

백남기씨의 큰 딸 백도라지(35)씨는 모친과 함께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을 찾아 지난해 9월25일 숨진 백 씨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유족은 당시 주치의인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가 사인을 '병사'로 기재한 것에 반발하며 지금까지 사망신고를 하지 않아왔다.

백남기씨는 2015년 11월14일 서울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뒤 작년 9월 25일 사망했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백남기씨의 사망원인을 '병사'로 기재했다. 서울대병원은 268일만인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인을 '외인사'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망 진단서를 발급받은 백도라지씨는 "외인사로 변경된 진단서를 가지고 사망신고를 할 계획"이라며 "진정한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아 (신고를) 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서 사인 변경에 대해 새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 서울대병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백도라지씨는 "이철성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함께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며 "이 청장이 지난 금요일에 한 사과에는 뭘 잘못했는지가 빠져있다"며 "살인적인 시위 진압과 우리 사회에 불안감을 준 것 등을 모두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진단서 발급에 앞서 백도라지씨는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만나 사과를 받고 진단서 작성 경위를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백남기투쟁본부는 이날 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씨를 사망하게 한 국가폭력과 사인 조작 시도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서울대병원은 서창석 원장과 주치의였던 백선하 교수를 징계해야 한다"면서 "검찰은 신속히 수사를 마무리해 경찰 고위 책임자 등을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국회에 백남기 특검법 처리와 물대포·차벽 금지법 제정을 요구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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