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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단독] 못믿을 교육부 산하기관 평가…동북아재단 45억 날리고 ‘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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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 폐쇄운영 한중연도 ‘우수’ 평가 / 평가지표·배점 놓고 논란 여전

세계일보

교육부가 20일 발표한 18개 산하 공공기관 2016년 경영평가 결과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해 6월 재심의 결과 ‘D등급’ 판정이 난 45억원짜리 ‘동북아 역사지도 편찬사업’을 진행한 동북아역사재단에 B등급(양호)을 매겼다. 특히 이 재단의 김호섭 이사장은 올해 들어서만 다섯 차례 해외출장을 다녀와 구설에 올랐다. 재단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이사장은 지난 1월 일본 게이오대와의 ‘트럼프정부와 동아시아 문제’ 세미나, 2월 미국 스탠퍼드대와의 ‘전환기의 한국과 미국’ 세미나, 3월 캐나다에서 열린 북미아시아학회(AAS) 콘퍼런스, 4월 스페인 유로클리오(EUROCLIO·유럽역사교육자모임) 연례학술회의, 5월 베트남사회과학원(VASS)과의 공동학술회의에 참석했다.

김 이사장 출장에는 항공료와 숙박비 등 3200여만원이 지출됐다. 재단 내에선 이사장이 굳이 가지 않아도 될 행사까지 참석하면서 매달 자리를 비워 “정권교체기를 틈타 외유하러 다닌다”는 말이 나돌았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네 차례 해외출장에 1860만원 정도를 썼다. 정부는 조만간 공공기관장 교체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원장의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 개입과 정실인사, 폐쇄적 조직운영 등으로 교수협의회 성명이 잇따른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고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자연사로 기록해 논란이 됐던 서울대병원에도 A등급(우수)을 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2016년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외부평가단이 매긴 것”이라며 “최근 논란은 내년 발표할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평가지표와 배점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동북아재단과 한중연 평가지표에는 기관장 리더십(5점)과 연구교육사업의 적정성(9∼10점) 등 정성평가가 65점 중 30점으로 높은 편이다. 공공기관장 대부분이 정권 코드에 맞는 인사들인 만큼 이들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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