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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소중한 나의 대한민국! 손자들아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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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6.25전쟁 참전용사인 함현규(88) 할아버지가 20일 충남 논산 훈련소 연무관에서 열린 신병 수료식에 참석해 외손자 오진욱 이병의 전투복에 태극기를 붙여주며 격려하고 있다. 2017.6.20/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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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뉴스1) 민근형 기자 = 때 이른 무더위가 한창인 20일 오전 11시께, 논산 육군훈련소 대강당에는 새까맣게 탄 862명의 청년들이 굳건히 서 있는 가운데 2명의 노인이 손에 태극기를 꼭 쥔 채 가슴 벅찬 눈빛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두 노병은 조국을 위해 입대했던 순간, 목숨을 건 치열했던 전장, 떠나간 전우들을 회상하는 듯 손에 든 태극기를 한참 바라보다 붉어진 눈시울을 뒤로한 채 신병의 오른쪽 어깨에 태극기를 붙여줬다.

이날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신병 수료식에 참가한 두 노병은 6‧25전쟁 당시 누란의 위기에서 조국을 지켜낸 참전용사 함현규옹(88)과 이창우옹(86)이다.

육군훈련소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열린 신병 수료식에서 5주간의 훈련을 마친 손자들에게 계급장과 태극기를 붙여주며 격려하기 위해 참석했다.

이날 외손자의 어깨에 태극기를 붙여준 함옹은 휴전 막바지인 1953년 7월 화천댐을 차지하기 위한 중공군과의 백암산 전투의 급박한 전황을 떠올리며 "전투 중 파편에 콧등을 맞고 다리에는 총탄을 맞아 후송되었다가 간단한 치료만 받고 복귀해 다시 전투에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상황에 대해서 “중공군의 인해전술이 집요해지고 밤낮 구분 없이 전투를 해 상황이 어려웠다”며 “다행히도 휴전을 맞이해 백암산을 지킬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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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참전용사인 이창우(86) 할아버지가 20일 충남 논산 훈련소 연무관에서 열린 신병 수료식에 참석해 손자 이하람 이병의 전투복에 태극기를 붙여 주며 격려하고 있다.. 2017.6.20/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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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년 10월 첫째 손자 수료식에 참석한 이후 두 번째로 훈련소를 찾은 이옹은 수많은 전투 중에 특히 영월과 정선에서 전투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당시 중공군의 개입으로 북진을 거듭하던 국군은 다시 남으로 후퇴했다. 이에 이옹의 부대도 강원도 정선과 영월로 이동해 중공군의 4차 대공세를 앞두고 이곳에서 전투를 치렀다.

이 옹은 그 때를 떠올리며 “중공군에게 쫓기면서 후퇴하는 중 식량까지 떨어져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오직 가족과 나라만 생각하고 싸웠다”고 말했다. 이옹은 이 전투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을 2번 수여받았다.

이날 수료식에서 두 노병은 신병들이게 "대한민국 잘 부탁한다"며 "부디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성실히 군 생활 바란다”고 당부했다.

구재서 육군훈련소장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결코 잊지 않겠다”며, “선배전우들이 피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을 더욱 더 굳건히 지켜낼 수 있도록 정예 신병 육성에 매진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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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 전 6.25전쟁으로 누란의 위기에서 조국을 지켜낸 참전용사 (오른쪽 부터) 함현규(88) 옹과 이창우(86) 옹이 20일 충남 논산 훈련소 연무관에서 열린 신병 수료식에 참석해 구재서 육군훈련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6.20/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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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fer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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