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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노벨상 6명 배출' 美솔크연구소 비결 "연구실끼리 벽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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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명 연구원 근무…신경과학·분자생물학·암 등 연구

뉴스1

솔크연구소의 이사벨 기몬트 연구원(왼쪽)과 딜란 레이드 연구원. © News1


(샌디에이고=뉴스1) 이영성 기자 = "이곳은 연구실끼리 벽이 없습니다. 다른 연구분야와 협력하기 수월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죠."

세계 5대 생명공학연구센터이면서, 신경과학 연구분야 1위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솔크연구소는 그동안 세계적인 바이오 연구결과가 쏟아질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뇌과학이나 면역학, 줄기세포 등의 연구를 구획화하지 않고 협력하게끔 연구원들의 호기심을 키운 것이 솔크연구소의 최대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솔크연구소의 이사벨 기몬트(Isabelle Guimont) 연구원은 20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솔크연구소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과학 협력부문과 높은 연구질 부문에서 세계 2위에 랭크됐다"고 소개했다. 솔크연구소는 전세계 다른 학술기관과 협력을 맺거나 기업과 파트너십도 맺으며 상생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1960년 설립된 솔크연구소는 현재 55개의 연구실에 1100명의 연구원들 일하고 있다. 신경과학과 분자생물학, 유전학, 암 등을 주로 연구하고, 지금까지 6명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노화의 열쇠인 '텔로미어' 발견으로 2009년 노벨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블랙번 교수(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가 현재 솔크연구소의 소장이다. 곤충을 활용한 세포사멸 연구로 2002년 노벨상을 받은 시드니 브레너 박사도 대표적인 솔크연구소 출신이다.

솔크연구소는 최근 뇌과학 중에서 치매의 최대 원인으로 꼽히는 '알츠하이머'에 대해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쏟아내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러스티 게이지(Rusty Gage) 박사의 실험실은 최근 알츠하이머와 마이크로글리아(microglia)로 불리우는 뇌 면역세포간의 관계를 발견했고, 뇌세포를 성장시키기 위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또 쿠오-펜 리(Kuo-fen Lee) 박사 연구실은 '뉴레글린-1'(Neuregulin-1)이란 단백질을 뇌에서 증가시키는 것이 알츠하이머 질환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마틴 헤쳐(Martin Hetzer) 박사의 연구실은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핵'의 출입을 제어하는 단백질을 연구 중이다. 이 단백질의 결함은 신경 퇴행성 질환과 연관돼 있다. 데이비드 슈버트(David Schubert) 박사 연구실은 딸기에서 발견되는 천연물 '피세틴'(fisetin)이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에서 인지결핍 치료가 가능한지를 모색 중이다.

이런 연구들의 초기 접근법은 서로 다르지만, 솔크연구소 내 함께 있으면서 자연스러운 연구협력으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연구소 내 서로 다른 연구를 진행하는 55개의 연구실은 연구원들이 서로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공간이 뚫려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자유로운 토론도 자주 이뤄진다. 이는 50년전 소아마비 백신 연구가인 조나스 솔크(Jonas Salk)가 솔크연구소를 설립했을 당시 '협력 촉진', '지적 자유 지원'과 '호기심 격려' 등 3가지 설립 원칙이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연구협력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국내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우리나라 각 연구소마다 단절된 연구가 지속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데 한계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루빨리 모든 바이오 연구를 총괄하고 정책도 반영할 수 있는 연구원이나 관련 콘트롤타워가 설립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뉴스1

솔크연구소 내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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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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