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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울산 가뭄 장기화…말라버린 하천에 물웅덩이 파 실낱 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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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6월말까지 버티겠지만…7월초 고비"

뉴스1

19일 울산 북구 가대마을 인근 농민이 양수기 주위에 말라버린 하천을 가리키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017.6.19/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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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이윤기 기자 = "하늘물이 내려야지, 이제 하천에서도 퍼 올릴 물이 없어요"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울산 지역 농민들의 수심도 깊어지고 있다.

울산 북구 가대마을을 찾은 19일 바닥을 드러낸 하천은 물길이 끊겨 양수기도 더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40여년 간 북구 가대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임지숙씨(67·여)는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마을 하천이 마른 날은 한참 된 것 같다"며 "말라버린 개울물을 억지로 끌어다 쓰고 있지만 농약 치는 물로도 모자라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긴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하늘물이 내려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며 "임시방편으로 개울물을 끌어다 오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호소했다.

중구 성안동 일대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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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울산 중구 성안동 일대 모내기를 마친 논바닥이 가뭄으로 인해 갈라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017.6.19/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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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를 마친 일부 논바닥이 가뭄으로 인해 갈라짐 현상을 보이고 있다.

김근태씨(76·중구 성안동)는 "30여년 농사를 하며 이렇게 (가뭄이)심각한 경우는 처음"이라며 “폭염에 가뭄까지 겹쳐 이래선 도저히 농사를 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씨는 또 "당장 논에 물을 대더라도 키우는 과정에서의 수원공급도 걱정"이라며 타들어가는 논에 인근 냇물에서 급수한 실낱같은 물줄기를 대고 나서 겨우 한숨을 돌렸다.

북구 농산과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당지역은 동천강 수문을 순차 개방해 물을 공급하고 있다"며 "말라버린 하천의 경우 일부 지역에는 포크레인을 동원해 물웅덩이를 파서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 울산지사 직원들은 주말까지 반납하면서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한국농어촌공사 울산지사 정연학 차장은 "올해 강수량이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량에 못 미치는 가운데 농민들의 근심도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실제로도 저수율이 낮은 지역이 확산되면서 가뭄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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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울산 북구 가대마을 인근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17.6.19/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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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차장은 "현재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심각단계의 울주군 오룡지구를 비롯해 5개 저수지에 가뭄극복 비상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에는 엔진양수기와 송수관로 2~3km를 긴급 설치해 수원공급의 선제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소 6월말까지는 저수율이 견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7월초까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가뭄피해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yna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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