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6 (수)

'美이지스함 충돌' 원인 조사에 상당시일 걸릴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일 SOFA 따라 미군에 1차 재판권 부여

사고 직전 두 선박 항로가 책임 규명 관건

뉴스1

지난 17일 일본 시즈오카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털'과 충돌한 주일 미 해군 소속 이지스 구축함 '피츠제럴드'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일본 시즈오카(靜岡)현 인근 해상에서 지난 17일 발생한 주일 미군 이지스 구축함과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간 충돌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까진 앞으로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이지스함의 경우처럼 미군의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건·사고는 미·일 주둔군 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국 측에서 우선적으로 재판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미군의 자체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진 일본 당국의 조사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일 마이니치·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사고 해역을 관할하는 일본 해상보안청 산하 제3관구 해상보안본부는 일단 '업무상 과실 왕래 위험' 혐의 적용을 염두에 두고 사고 선박의 운항 책임자 등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통상 해상에서의 선박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엔 '업무상 과실 치사상' 혐의로 수사를 해야 하지만, 미·일 SOFA 때문에 미군 측 사망자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능한 점을 감안한 조치라는 게 해상보안청 측의 설명이다.

미 해군은 이번 사고로 이지스함 '피츠제럴드'의 승조원 7명이 사망한 사실을 이날 공식 발표했지만, 아직 일본 측에 이들 사체의 상태와 사인(死因)을 확인할 기회를 제공할지에 대해선 확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 브라이슨 벤슨 함장 등 부상자 3명에 대한 일본 측의 조사 여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조지프 오코인 미 해군 제7함대 사령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필요하다면 일본 측의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지만, 이지스함의 작전 활동에 관한 사항은 대부분 군사기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일본 측엔 제한된 부분만 공유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런 가운데 해상보안청과 일본 운수안전위원회 측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ACX크리스털'의 선원들을 상대로 우선 조사에 돌입했으며, 사고 당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진술 또한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도 수사 관계자를 인용, "이지스함은 선체 오른쪽 중앙 부위에서, 컨테이너선은 뱃머리 좌측 부위에서 각각 충돌에 의한 손상이 확인됐다"며 "사고 직전 2척의 배가 거의 같은 방향으로 가면서 컨테이너선이 이지스함의 오른쪽 후방에서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해상에서의 선박 간 충돌을 피하기 위한 행동 등을 규정한 '해상충돌예방법'은 다른 선박을 추월하려는 선박에 '충돌 회피' 의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컨테이너선이 이지스함을 앞질러 가려던 중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면 컨테이너선이 사고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나 이지스함에서 볼 때 컨테이너선이 우측 전방에서부터 좌측 전방을 향해 가로질러 가던 중이었다면 반대로 이지스함에 뱃머리를 돌려 충돌을 피할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두 선박 모두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일본 언론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컨테이너선과 달리 이지스함은 아직 사고 당시 항적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이번 이지스함 사고가 일본의 탄도미사일방어체계(BMD)체계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그동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피츠제럴드 등 주일미군 소속 이지스함 7척과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4척 등 총 11척을 동해상에서 교대로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 해군은 이번 사고 수습 지원 등을 위해 존 리처드슨 참모총장이 20일 요코스카기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s4174@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