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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역풍맞은 아베의 독주, 지지율 10%p 급락...학원스캔들에 공모죄법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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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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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내각 지지율이 한 달 만에 10%포인트 넘게 폭락한 여론조사 결과들이 일제히 나왔다. 아베 총리의 친구가 운영하는 사학법인 가케학원에 대한 특혜 의혹과 ‘공모죄’ 법안 강행 처리 등 아베의 일방 독주가 역풍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2주 뒤 열리는 도쿄 도의회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이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36%로 한 달 전 조사에 비해 10%포인트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로 9%포인트 증가했다. 마이니치의 아베 내각 지지율 조사에서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지지한다’를 넘어선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교도통신이 같은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44.9%로 한 달 전에 비해 10.5% 포인트 하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이 같은 기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에 비해 12%포인트 폭락한 49%를 기록했다. 이는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이라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로 직전 조사보다 13%포인트나 상승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6월(49%) 이후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아베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 조사에 비해 7%포인트 떨어진 49%였다.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도 6%포인트 하락한 41%였다.

아베 내각 지지율은 여론조사에 따라 최저 36%에서 최대 49%를 기록했지만, 2015년 7월 안보 관련법 날치기 처리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지율 급락의 최대 원인은 가케 학원 스캔들이다.

가케학원 문제에 대한 정부의 설명을 ‘납득할 수 없다’는 응답자는 요미우리 70%, 마이니치 74%, 닛케이 75% 등 부정적인 의견이 70%를 웃돌았다.

앞서 가케 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특혜 의혹을 둘러싸고 ‘총리의 뜻’이라는 문부과학성 내부 문건이 폭로되는 등 정권 고위층이 압박을 가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지만, 총리 측은 “출처 모를 괴문서”라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지난 15일 문부성 재조사에서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다음날 내각부는 “문건 자체는 진짜지만,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은 없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15일 ‘테러 등 준비죄’(공모죄) 법안의 국회 강행 통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죄 법안 자체에 대해선 찬반이 엇갈렸지만, ‘충분히 심의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아사히 여론조사에선 80%,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선 69%에 달했다.

일본 언론에선 이런 국민의 불만이 내달 2일 실시되는 도쿄도 의회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도의회 선거에서 정부·자민당에 대한 불만이 자민당 후보에 대한 비판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이끄는 ‘도민 퍼스트회’가 자민당을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7월 이후 자신의 ‘장기’인 외교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8월 후반 개각을 단행해 국면을 전환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고전할 경우 이 같은 구상은 초장부터 어그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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