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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단독]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기금운용위가 직접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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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선임 절차 담은 기금운용 개정안 연내 국회 제출

정부가 국민연금 540조원의 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을 기금운용위원회가 직접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대로 국민연금 내부에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임하는 절차를 반복하면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한 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도 보고했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구 계성고·성균관대 1년 후배다. 또 전임자인 홍완선 전 본부장은 최경환 전 부총리의 대구고 동기동창이다.

홍 전 본부장은 2015년 국민연금공단 투자위원회 위원들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해 국민연금에 1388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돼 지난 8일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후보는 국민연금 내·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추천위가 선정한다. 공모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친 뒤 복수 후보자를 선정하고, 이 중에서 1명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최종 후보자로 복지부 장관에게 추천해 장관이 이를 승인한다. 외부 인사들도 추천위원으로 참여시키고는 있지만 서류와 면접 등의 절차가 모두 국민연금 내부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외압’을 배제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최근 기금운용본부장들은 선임 때마다 의혹의 눈길이 쏠렸고,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18일 “가입자 추천위원들도 들어가 있는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과 관련해서는 국회와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이라며 “그 사람들이 기금운용본부장을 추천한다고 하면 외부의 압력이 작용할 여지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금운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추천을 할 수도 있고, 위원 7~8인 정도로 따로 구성을 할 수도 있다”며 “본부장으로 추천을 받는 사람의 입지가 지금보다 훨씬 더 올라가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 20인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위에는 경총과 양대 노총, 소비자단체 등 가입자 대표들(12명)이 절반 넘게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의 차관급 인사와 복지부 장관 추천 전문가 등이 들어간다.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는다.

국민연금의 현행 추천위보다 스펙트럼이 넓고, 위상도 훨씬 높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기금운용 관련 개정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르면 차기 기금운용본부장부터는 기금운용위가 추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강면욱 현 기금운용본부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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