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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일문일답]"연세대 폭발물 대학원생, 갈등 교수 겁주려고 폭발물 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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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연세대 폭발물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위해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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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폭발물 피의자 영장실질심사 이동


"연구 지도 과정에서 여러 차례 꾸중과 질책"

"러시아 폭탄 테러보고 착안, 재료 나눠 구입"
"교수는 처벌 불원, 감정 결과 등 종합해 송치"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연세대학교 교수 연구실에서 발생한 사제 폭발물 사건 피의자 김모(25)씨는 연구 과정에서 지도 교수와의 갈등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김 교수를 살해할 의도는 없었고 폭탄을 만든 것은 겁을 주거나 다치게 할 목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5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김씨는 평소 연구 과정에서 의견 충돌은 물론 질책과 꾸중을 들어 불만을 품고 있었다"며 "교수에게 겁을 주거나 다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중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폭발 테러 사건을 보고 범행을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대문서 서현수 형사과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어떤 부분에 대해 꾸중을 들었나.

"횟수를 셀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지도 과정에서 여러 질책과 꾸중도 받았다고 한다. 연구 과정이나 결과에 대해서 교수와 이견 있었던 듯하다. 학술지에 제출할 논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도 꾸중을 들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논문은 김씨 이름으로 올라가고 지도교수로 김 교수 이름이 들어가는 논문이다. 논문과 관련해서는 결과물 해석에 대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부분이라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범행 동기가 꾸중뿐인가.

"논문 과정에서 발생한 꾸중만이 아니라 평소 심하게 질책 받은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것 같다. 폭발물은 겁을 주거나 다치게 할 목적으로 만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반감을 갖고 있던 중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폭발 테러 사건을 보고 폭발물을 이용하는 것을 착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3자와의 연관성도 없어 보인다."

-꾸중이 어떻게 이뤄졌나.

"김씨 진술에는 욕설이라는 표현은 있었다. 다른 학생들은 욕설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단어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욕설까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다른 학생들과 비교를 하거나 가혹행위를 했던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꾸중과 질책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김씨만 꾸중을 들었나.

"특별히 김씨만 심하게 꾸중한 내용은 없다. 다른 학생들도 비슷하게 질책을 들었다고 한다. 꾸중은 다른 연구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이뤄졌다. 연구실에 소속된 연구원들과 연구보조 9명을 조사했을 때 반응이 달랐다. 일부 학생들은 상하관계에서 교수가 그러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힘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사생활적인 부분에 대한 요구가 있었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취업이나 군대와 관련한 일로 문제가 된 건 아닌가.

"취업을 하겠다는 진로 계획은 없었던 것 같다. 취업할 의도가 없었다. 연구비 문제로 갈등을 한 일도 없었다. 군대 문제로도 스트레스 받지 않았다고 김씨가 말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연구 지도를 받는 과정에서 꾸중·질책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꾸중 이외에 교우관계나 가족 갈등 등 다른 문제 있었던 건 아닌지.

"그렇지는 않다. 다른 학생들은 성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성격이 유달랐다는 말도 없었다. 교우관계도 좋았다고 한다. 집도 부모와 대화 많이 하는 평범한 가정으로 보인다. 심리 치료를 받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연구실 다른 학생들에게 힘들다는 말을 했던 적이 있다고 한다. 일기장에는 연구 목적으로 정리한 내용들이 주로 적혀 있으며 중간에 힘들다는 표현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필적 감정을 맡긴 상황이라 확인하지 못했다."

-사제폭탄은 어떻게 만들었고 경위는 어떻게 되나.

"5월13일에서 22일까지 러시아에 단기연수를 다녀온 이후 재료를 나눠서 구입하기 시작했다. 5월 말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범행일까지 준비를 했다. 6월11일께 폭발물을 만들어 13일 범행날 최종적으로 건전지를 끼우고 박스를 밀봉해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13일로 정한 특별한 이유는 없는 듯하다. 치밀하게 은폐한 정황은 없으나 착용한 장갑을 쓰레기 더미에 버려 알리바이를 만든 것은 인정하고 있다. 나사가 튀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경위로 만들었는지는 현재 분석 중이다. 같은 연구실 학생들은 범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본인은 붙잡힐 줄 몰랐다고 한다. 평소에 폐쇄회로(CC)TV 위치를 알고 있었다는 진술이 있다. 폭발물 성능은 현재 감정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현재 상태가 어떤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받고 있다. 꾸중과 관련해서는 교육자적인 입장에서 학생과 대화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 구체적인 언행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한다. 교수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향후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나.

"김씨는 수사 과정에서 협조적이었으며 반성도 하고 있다. 범죄 혐의는 검찰과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 범행 도구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와 김씨의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결과 등을 종합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s.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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