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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박 정부 블랙리스트’ 감사]유진룡 “박근혜, 노태강 나쁜 사람이라 말해” 유영하 변호사와 고성 실랑이에 박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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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차관으로 돌아온 ‘찍어내기’ 피해자…증인 출석한 폭로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나쁜 사람’으로 지목돼 공직을 떠났던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3일 정부세종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런 사실을 폭로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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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네. 왔어.” 13일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61)이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순실씨(61)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자 법정 방청석에 앉아 있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수군거림이 이어졌다.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며 문체부 직원들을 인사 조치하라 했다”고 폭로한 유 전 장관과 박 전 대통령이 대면한 이날 재판에서는 고성이 오가며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 유 전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하자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과 활발히 이야기하던 평소 모습과 달리 거듭 자세를 바로 하고 목을 꼿꼿이 한 채 증언을 지켜봤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55)가 검찰 질문에 대한 유 전 장관의 답변 내용을 지적하자 서로 고성이 오가며 팽팽했던 긴장감이 깨졌다. 유 전 장관이 “2013년 정유라 측이 편파 판정 의혹을 제기한 승마대회에 대해 거듭 보고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에 대해 유 변호사가 검찰 측 질문을 언급하며 “보고 지시를 누구한테 언제 몇 차례 받았나”라고 물었다. 그러자 유 전 장관은 “(유영하) 변호사가 읽은 문장에 다 나온다. 다시 한번 읽어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이 “(질문지를) 한번 줘보실래요”라고 하자 유 변호사는 “뭘 달라는 거냐. 듣고 얘기하면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전 장관이 “지금 큰소리 치는 거예요”라고 맞받아치자 유 변호사는 “반말하지 말라”고 고함쳤다. 고성이 오가자 재판장이 “증인 흥분하지 말라. 유 변호사님도 법조인이시니 흥분하지 말고 사실관계만 확인해 달라”고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잠시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공판에서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이 “체육국장 노태강과 체육정책과장 진재수는 나쁜 사람이라더라. 인사 조치하라”고 말한 내용에 대해 증언했다.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더라’는 표현보다는 ‘나쁜 사람이라더라’는 표현을 써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말을 듣고 해당 공무원들의 인사 조치를 요구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전 장관은 또 “노 전 국장은 문체부 직원들에게 최상의 평가를 받는 사람”이라며 “당시 노 전 국장을 인사이동시킬 때 직원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노 전 국장이 ‘저를 징계 안 하면 부처가 큰일나니 제발 징계하는 모양을 갖춰달라’고 해 할 수 없이 한 달간 직무정지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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