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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연세대 폭발물 IS 못폭탄과 비슷…"모방했지만 아마추어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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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약과 금속파편 충분하다면 살상력 충분

뉴스1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공학관에서 발생한 테러 의심 폭발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장치 등 현장 잔유물들. (서울지방경찰청 제공)2017.6.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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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13일 서울 연세대학교 1공학관에서 발생한 폭발물 사고에 사용된 사제 폭탄이 이슬람국가(IS)가 사용하는 일명 '못폭탄(nail bomb)'과 비슷한 구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폭발물이 충분한 살상력을 가진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이날 사고에 사용된 폭발물은 초보자 수준의 폭탄이라고 평가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폭발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폭발물은 잔해에서 커피 텀블러와 나사못 등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큰 폭발로 이어지지 않아 피해자인 김모 교수(47)는 양손과 목에 화상만 입었다.

못폭탄은 폭발물에 나사못 등 금속을 채워넣은 뒤 화약 등 폭발 촉매를 이용해 금속 물질을 사방에 날려 보내는 구조로 만들어진다.

전문가들은 연세대 폭발물 사고에 사용된 사제 폭탄이 제작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보통 못폭탄은 강한 폭발을 일으켜 금속 물질을 퍼뜨려야 하지만 이번 사고에 사용된 폭탄은 그 정도의 화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찰 테러 전문가는 "IS가 사용하는 못폭탄의 구성물을 일부 가지고 있었지만 큰 폭발을 일으킬 정도의 장치 구성은 안 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폭발이 안 된 것이 아니라 제작과정에서부터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이어 "과거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에 사용된 폭탄도 압력밥솥에 못을 넣어 만든 못폭탄이었다. 당시 사망자와 부상자가 많았다"며 "만약 연세대 폭발 사고에 사용된 폭발물이 제대로 만들어졌다면 피해자의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살상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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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8시41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1공학관 건축학과 연구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김모 교수가 부상을 입었다. 경찰특공대가 수색견과 함께 폭발현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7.6.1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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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이유를 들어 전문가들은 연세대 폭발 사고에 사용된 사제 폭발물이 폭탄의 구성요소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초보 수준 폭탄으로 분석했다.

이만종 한국테러학회장은 "사제 폭발물은 화약과 기폭장치, 용기 세 가지로 구성된다"며 "연세대 폭발 사고에 사용된 폭발물은 폭발을 일으키기에 화약도 적었고 금속 파편도 적게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못폭탄이 살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용기에 금속 파편을 가득 채워 넣고 폭발력이 큰 화약을 넣어야 하는데 이날 사용된 사제 폭발물은 모든 구성요소의 양이 적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화약이나 금속 파편 양이 많다면 얼마든지 살상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도 "연세대에서 사용된 폭발물은 IS에서 사용하는 폭탄을 모방한 수준이어서 상당히 조악스러웠다"고 분석했다.

이어 "폭발을 하긴 했지만 애초부터 금속 파편을 멀리 퍼뜨릴 만큼의 화력이 되지 않는 폭발물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사제 폭발물에 의해 화상을 입은 김 교수는 현재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제 폭발물을 정밀 분석하고 폐쇄회로(CC)TV 추적 및 김 교수 주변을 수사 중이다.

hanant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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