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의 24회 공판에 정 전 비서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은 내용을 증언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검찰과 특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이 2013년 8월 취임한 이후 ‘좌파척결 및 보수가치를 확산해야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하는데, 증인은 이런 말을 직접 들어본 적 있나”고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신문했다. 이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님께서는 본인의 가치가 확실하신 분”이라며 “멸사봉공의 자세로 임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실장님께서 저에게 ‘좌파척결’ 이런 단어로 얘기한 기억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이 “증인이 청와대에 근무할 때 듣거나 본 김 전 실장의 업무방식을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님은 제가 그 동안 여러 분을 모시고 일을 해봤는데, 정말 멸사봉공의 자세가 확실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멸사봉공’은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을 버리고, 국가와 공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힘쓰려는 마음을 뜻한다.
이어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이 ‘명쾌한 분’이었다고 증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님은 아주 존경스러운 분이고, 대단히 말씀이 명쾌하신 분”이라며 “김 전 실장은 이야기를 나눌 때 아주 명쾌하게 핵심을 잘 집어내셨다”고 말했다. 또한 “모시기가 아주 좋았던 분이었다.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매우 훌륭하신 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은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청와대에 근무할 당시 김 전 실장의 발언을 받아 적은 업무일지의 2014년 6월10일자 메모를 제시했다. ‘야간의 주간화’ ‘평일의 휴일화’ ‘가정의 초토화’ ‘어떠한 enjoy도 없다’는 내용의 해당 메모는 김 전 실장이 청와대 각 수석비서관들에게 강조한 업무지침으로 알려져있다.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이 이 같은 메모 내용을 이야기했다는데, 들어본 적 있나”는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김 전 실장님이 저에게도 저런 이야기를 직접 하신 기억이 난다”며 “야간의 주간화·평일의 휴일화·가정의 초토화, 이런 자세로 (청와대 근무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증언했다. “김 전 실장이 어느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나”는 질문에는 “제가 비서실장 방에 찾아뵈었을 때 저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전 비서관은 “김 전 실장께서 저에게 웃으면서 농담조로 얘기한 것”이라며 확대해석되는 것에 선을 그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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