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넘게 고집해온 정장 대신 수의 입고 "심장 뛰고는 있지만 불안" 하소연
김 전 실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블랙리스트' 24차 공판에 하늘색 바탕에 푸른색 세로줄무늬가 있는 환자복 차림으로 나왔다. 그는 지금까지 특검 소환 조사와 23차례에 걸친 법원 재판에 모두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김 전 실장은 "따로 치료를 받고 있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저는 복약을 하고 운동을 많이 해야된다"며 자신의 심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전 처음으로 사복이 아닌 수의를 입고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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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재판장이 "정밀검진을 또 할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하자 "그런데 아직 안 데리고 갔다"며 호소를 이어갔다. 그는 "제가 지금 환자 복장이다"고 한 뒤 "사복을 입을 수 있는 권리가 있어 늘 사복을 입었는데 갈아입는 것이 기력이 없다 보니 바지 같은 것을 입다가 쓰러지고 정신을 잃었다"고 말했다. 너무 힘들어서 오늘은 그냥 환자복 차림 그대로 나왔다는 주장이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6일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됐으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 달라"며 보석 신청서를 냈다. 보석 심사를 앞두고 재판부에 '옷도 갈아입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며 하소연에 나선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실장 측의 의견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의견을 모두 들어본 뒤 보석을 허가할지 결정하게 된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으나 서울교대 교수로 있는 송 전 수석이 강의 등을 이유로 나오지 않아 15분만에 오전 재판이 끝났다. 그는 청와대에서 문체부로 블랙리스트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014년 하반기에 교문수석을 맡았던 인물이다. 송 전 수석은 '교문수석으로 3개월밖에 근무하지 않았고 이미 특검에서 13시간 조사를 받았다'며 출석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송 전 수석의 출석 의사를 다시 확인해 본 후 구인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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