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환자복 수의’ 차림에…“권력 휘두를 땐 강철체력이더니” “환자 코스프레”

사진=동아일보DB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지원배제 명단인 일명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한 혐의(직권남용)로 구속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이 9일 환자복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고령과 지병인 심장병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한 김 전 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재판에 ‘환자복’ 수의 차림으로 출석했다. 김 전 실장이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실장은 재판부에 “구치소에서 한 번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했다. 심장은 뛰고 있는 동안엔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언제 어느 순간 멎을지 모르는 불안 속에 있다”며 “늘 사복을 입었는데 나올 때 갈아입고, 들어갈 때 갈아입어야 한다. 기력이 없어서 바지를 입다가 쓰러지고 너무 불편해서 오늘은 그냥 환자복 그대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대부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권력을 휘두를 땐 강철 체력이고 죄 지어서 수감되면 중환자가 되버리네 아~대한민국”(ccww****), “다음 번에는 휠체어 타고 나올려나”(whaw****) “권력을 업고 있을 때는 늙어도 위풍당당하더만 갑자기 환자 코스프레 하나!”(july****), “나라 일 할때는 멀쩡하신 분들이 구치소 들어가면 다들 환자가 되는 거야”(hyun****)라고 지적했다.

또 “이제 진짜 아파도 아무도 안 믿겠지. 나이 들어 사회의 모범이 되어야 할 양심없는 지식인의 몰락을 보는 거 같네요”(ssye****), “그래도 한 나라의 비서실장이었는데. 담대함이나 위엄은 간데 없네요”(js00****)라며 씁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부는 “쇼!! 끝은 없는 거야~~”(sasa****), “나도 바지 입다가 넘어진다”(roje****), “일말의 동정심도 안 든다”(natu****), “그 나이에는 누구나 바지 앉아서 입어야 됨. 혼자 그런 거 절대 아님”(mont****)라고 비꼬기도 했다.

반면 “고령에 건강도 나쁜데 꼭 구속 수사해야 될 정도의 중죄인지 의구심이 든다. 석방 후 수사해도 충분한 사안을.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렇고”(ausj****)라는 의견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재판부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김 전 실장 변호인의 의견을 모두 검토해 김 전 실장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근까지 국정 농단 사건 관련 구속 피고인 중에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거나 석방된 사례는 없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