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는 중소기업청 주최로 '최저임금 인상 관련 소상공인업계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정부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는 데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습니다. 하지만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는 정부에 대한 성토장이 됐습니다. 제과제빵, 편의점, 주유소, 스크린골프 등 13개 업종 대표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입니다.
홍종흔 대한제과협회장은 "대부분의 빵집이 하루 매출액 30만원 정도인데 밀가루 같은 재료비와 임차료 등을 빼면 손에 남는 돈은 13만원밖에 안 된다"며 "지금은 혼자 점포 운영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하루 임금 5만~6만원씩 드는 아르바이트 한 명을 겨우 고용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홍 협회장은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되면 하루에 알바에게 9만~10만원씩 주고 업주 손에는 3만원이 남는다"며 "빵 값을 인상할 수도 없고 결국 알바 해고하고 혼자서 운영하는 점포가 속출할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PC방을 10년 넘게 운영해온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보통 PC방의 한 달 매출은 1000만~1200만원 정도인데 PC 감가상각·임차료·전기료 같은 고정 비용이 300만원이고 시급 알바를 3교대로 24시간 돌리는 인건비가 600만원"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이면 인건비가 900만원으로 껑충 뛰는데 PC방 점주들이 무슨 수로 버티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연대성 한국시뮬레이션골프협회장도 "최근 7년 새 전국 스크린골프 점포 수가 3배로 급증하면서 돈 제대로 못 버는 점포도 상당하다"며 "주변에는 최저임금 올라가면 알바 없이 점포 주인 부부가 교대로 일하겠다는 곳이 적지 않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우리도 많이 줄 능력만 있다면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소상공인들도 오랜 내수 불황 속에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생존을 위해 버겁게 뛰고 있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했습니다.
양지혜 기자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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