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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대선 반성한다고 모여…`난장판` 된 한국당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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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30일 19대 대선 패배를 반성하기 위해 마련한 대선 평가 대토론회가 고성이 오가고 책임 떠넘기기가 난무하며 난장판이 됐다. 당 지도부 역시 자기 반성보다 정부와 여당 비판에 몰두하며 토론회는 알맹이 없이 참석자들의 눈살만 찌푸리게 했다.

이날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토론회는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대선 결과 평가로 시작했다.

윤 교수는 "보수는 부패로,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는데 보수 정당은 부패와 분열로 망했다"며 "최순실 게이트로 부패 이미지가 생기고 탄핵을 둘러싸고 분열된 모습만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평가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서 토론회의 본질을 흐리는 질문이 쏟아졌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매우 비겁하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받을 만한 짓거리를 했느냐"고 소리치며 분위기는 일순간 싸늘해졌다. 또 다른 당협위원장이 "바른정당을 다녀왔으면서도 반성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며 "지난해 총선에서도 내가 잘못해서 졌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성토했고, 다른 참석자 역시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고 당선된 사람이 괘씸한 행동을 하며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몰두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현역 의원들도 반성이나 성찰보단 변명과 해명에 급급했다. 이우현 의원은 "원외 위원장들이 봤을 땐 현역 의원들의 잘못이 많겠지만 우리도 억울한 게 많다"며 "이미 지난 일로 잘못을 탓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의원은 "솔직히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절반은 선거운동을 안 하지 않았느냐"며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니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죽기 살기로 했으면 35%는 나왔을 것"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행사 모두 발언에 나선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반성보다는 정부 견제를 강조했다. 정 권한대행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겨냥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전형적인 자기 합리화이자 거만한 꼼수라며 (인준을) 수용할 수 없음을 다시 밝힌다"면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하에 31일 본회의에서도 이 원칙에 따라 행동 방법을 결정하겠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는 또 국민의당을 언급하며 "호남 민심을 의식해 하루아침에 여당 편에 선 국민의당은 국민의 편에 설지 더불어민주당 2중대로 갈지 정체성부터 정립하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대부분의 발언을 반성보다 문 대통령과 여당 비판에 할애한 셈이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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