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여성 장교가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상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친구에게 털어놓은 뒤였습니다.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해군 대령은 긴급 체포됐습니다.
신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해군본부 소속 A 대위는 어제(24일) 오후 5시 40분쯤, 자신의 원룸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휴가 복귀일이 지나도 연락이 닿지 않자 이를 걱정한 동료들이 집을 찾아갔고, 목을 맨 채 숨진 A 대위를 발견한 겁니다.
헌병대는 A 대위가 최근 민간인 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사실을 확인하고 직속 상관인 B 대령을 긴급 체포했습니다.
B 대령은 A 대위와 성관계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술에 취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며 성폭행 혐의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군 관계자는 "B 대령을 준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며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해군은 여군이 포함된 회식을 할 때 미리 상부에 보고하고 감시자 역할을 두는 '회식지킴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헌병이나 군 검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만큼 피해자들이 군 사법체계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입증된 것입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성범죄 예방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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