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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문재인 ‘복심’ 양정철 출국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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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좋은 평가 받아 안심”
한국일보

지난해 6월 네팔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함께 떠났을 당시의 문재인 대통령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탁재형 PD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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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종군을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25일 출국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출국에 앞서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 동안 함께 일한 사람들이 그립겠지만 외국에서 여행을 다니며 마음을 정리할 예정”이라며 “1년 정도는 한국에 들어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와 같은 사람들이 대통령의 곁을 비워줘야 후배들이 청와대에 들어가 문재인 대통령을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며 “청와대가 출범 초반 국민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양 전 비서관은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인 23일 지인들을 만나 “지난 8년 간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쉬움이 담긴 소회를 남겼다고 한다. 또 이날 저녁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추도식을 마치고 돌아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만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유럽으로 출국해 지인들과 여행을 마친 뒤 형님이 거주하는 뉴질랜드로 이동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앞서 15일 청와대 관저에서 양 전 비서관과 만찬을 함께 하고 ‘2선 후퇴’ 의지를 확인한 뒤 이를 존중하기로 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일부 취재진에게도 “곧 출국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공항 오는 길, 따가운 여름 햇살조차 시원하기는 처음이다. 긴 여행, 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더 비우고 더 깨닫고 오는 혼자만의 여정”이라며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이란 시를 인용했다. 도 의원의 시는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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