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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받아쓰기 필요없다"…文대통령, 靑 회의도 격식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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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첫 수보회의, 朴정부 '받아쓰기' 근절 언급…"국무회의도 마찬가지"]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첫 수석보좌관회의가 열린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7.05.25. amin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제 받아쓰기는 필요없습니다."

25일 청와대 여민1관 3층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첫 수석비서관급회의(수석·보좌관회의)의 분위기는 문 대통령의 이 한 마디에 압축됐다. 참모들이 대통령의 말을 받아쓰는 게 아니라, 사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회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이어 온 '격식타파'의 연장선에 있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 이뤄진 대통령-참모 간 회의 스타일에서 완벽하게 벗어나겠다는 의도다. 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대통령이 말을 하면 참모들이 일제히 노트에 펜으로 말을 받아적는 모습을 연출했다. 회의는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자리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에 반해 문 대통령은 회의 자료는 얼마든 제공할테니 사안에 대한 논의에 충실해줄 것을 주문했다. 회의도 종이문서가 아니라 노트북 전자문서를 주로 활용할 예정이다. 참여정부 시절 활영했던 이(e)지원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회의에서 논의한 내용들이 자동으로 전자문서로 저장되게끔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논의의 방향은 참모들이 대통령의 말에 동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견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지시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다들 입을 닫으면 잘못된 지시가 나간다", "황당한 얘기까지 해줘야 한다"고 거듭 주문했다.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의 회의 방식을 '3무(無) 회의'라고 설명했다. 계급장, 받아쓰기, 사전결론이 없는 회의라는 것이다. '선(先) 논의 후(後) 결론'을 통해 소통을 중요시하는 대통령의 면모를 강조한 것이다.

회의 분위기도 이같은 기조에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회의 시작 전 직접 커피를 타는 모습을 보였고, 양복 상의를 벗고 노타이 차림으로 참모진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의무"라고 말한 문 대통령에게 전병헌 정무수석은 "소수의견을 해도 됩니까"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고, 문 대통령은 "반대의견도 좋다"고 화답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에게 "회의 준비는 잘 하되, 취지를 살리면서, 사전에 너무 조율하려고 애쓰지 않겠다"며 "토론이 필요한 경우 미리 준비하면 토론을 저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수석도 "황당한 얘기까지 허락 한다고 하신다니까 상당히 안심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같은 기조는 여타 청와대 회의에도 퍼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도 똑같은 기조로 해야 한다는 것을 다들 전파시켜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회의의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면서도 "다만 국민들께서 오랫동안 이같은 모습을 못보고 절망 속에 살아왔기에, 회의 형식이라도 보고 희망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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