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김영란법 위반 소지 있다” 몸 낮춰
軍대체복무 등 현안엔 소신 발언
위장전입 인정 불구 인준 무난할 듯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도중 총리실 관계자로부터 얘기를 듣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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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25일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한층 더 거세진 도덕성 검증 공세를 폈다. 한껏 몸을 낮추던 이 후보자는 부인 그림의 대작(代作) 의혹 등이 제기되자 “심각한 모욕이자 턱도 없는 모함”이라며 적극 반박했다. 이 후보자가 이틀간의 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인사 배제 5대 원칙 중 하나인 위장전입 사실을 인정했지만, 후보자의 국회 인준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당은 이날 “제보를 받았다”며 이 후보자 부인의 대작 의혹을 제기하는 등 공세를 폈다. 정태옥 한국당 의원은 “가수 조영남씨 사건처럼 중견 작가의 가필과 대작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작품성이 떨어지고 많은 작품이 양산됐다는 제보가 있다”며 “하객들이 작품과 관계없이 결혼 축의금 같이 돈 봉투를 내놨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자는 “전혀 사실과 다른 대단히 심각한 모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집에서 잠을 안 자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며 그림 강매 의혹에 이어 대작 의혹까지 무분별하게 제기되는 데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당 청문위원인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나서 “그렇게 정치 공세하고 인격 모독을 하면 청문회 본래 취지와 다르지 않느냐”고 지적하자, 정 의원은 “인격적 모독을 느꼈다면 죄송하지만, 일인지하 만인지상의 자리를 국민적 입장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맞섰다.
한국당은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대한노인회 세제 혜택 법안을 내고 같은 기간 노인회 간부로부터 고액의 정치후원금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를 꺼내 들며 입법로비 의혹도 제기했다. 김성원 한국당 의원은 “정기적으로 10만원씩 후원하던 분이 갑자기 500만원의 후원금을 세 차례 납부했다”며 “법안 제출일과 후원금 납부일이 같다고 하면 대가성 입법 로비 의혹이 상당히 크다”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제 인성이 굉장히 깡그리 짓밟히는 것 같은 참담한 느낌이 든다”면서 “제가 국회의원 하면서 무슨 장사를 했겠냐”고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후원금을 받은 행위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이해충돌방지조항에 위배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럴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몸을 낮추면서도 “설마 (법안과) 엿 바꿔 먹기야 했겠냐”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전남지사 선거 당시 보좌진이 당비 대납으로 처벌된 것과 관련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자는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상식적으로 보좌관이 상관을 위해 5,000만원을 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 충분히 챙기지 못한 불찰이 크다”고 사과했다. 아들의 병역 면제와 관련해서는 “지금도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현역 군인들과 부모님들, 군대를 다녀온 모든 분께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부인의 위장 전입을 뒤늦게 시인한 데 대해서도 “아내 본인도 기억을 되찾는 데 며칠이 걸렸다”며 “알았는데 덮어놓을 필요가 뭐가 있겠나”라고 이해를 구했다.
정국 현안과 관련해서는 전날에 이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재합법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의 판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면서 혹시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동성혼 합법화 여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라며 “다만 성소수자가 차별 받아선 안 되며 사회가 좀 더 포용적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군 대체복무 방식에 관한 질문에는 “군 복무기간보다 더 긴 기간 동안 무상으로 사회복무를 시키는 방안은 썩 의미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성지원 인턴기자(고려대 사회학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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