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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자유한국당 정치인들, "이보다 좋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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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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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관련 자료사진으로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습니다 / 뉴시스
엄밀히 말하면, 촛불과 탄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개인적 일탈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의 국정농단을 가능케 했단 집권여당(과거의 새누리당, 현재의 자유한국당)의, 권위주의 범죄묵인 줄서기, 불통 등 구조적인 적폐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과는 자유한국당의 대위기여야 한다. 자기 당 출신의 대통령이 구속되고 대선에서도 압도적으로 참패했으니 말이다. 누가 봐도 보수는 철저히 반성하여야 하고, 대위기에 처했다고 걱정해야 하고, 위기극복을 위한 대쇄신을 역설하여야 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 중 아무도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의식을 느끼지 않고, 현재의 상황이 위기라고 느끼지도 않는다. 쇄신이라는 말도 은근슬쩍 사라져 지금은 그 의지조차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들은 대통령의 탄핵과 대선 참패로 정치적 부채에서 벗어났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위기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정치 지분을 회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은 도로 새누리당이 되었다. 친박들이 복귀하고, 더욱이 바른정당 의원 10여명이 합리적 보수 실험을 포기하고 돌아왔다. 향후 정치행보도 구태정치로 복귀할 것임을 천명 하였다. 홍준표 후보는 대선참패후, 문재인 정부를 친북좌파 정권으로 규정하고 민주당과의 대립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호언하였다. 반성과 쇄신은커녕 자만과 퇴행이다.

지역의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에게는 대선의 결과가 나쁜 것만도 아니다. 전국적으로 참패라고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이나 단체장이 있는 지역에서는 비교적 선전하였다. 보은, 영동, 단양, 괴산에서는 오히려 홍준표 후보가 1위를 하기도 하였다. 비록 많은 지역에서 2위를 하였지만, 그것이 중요하다. 2위가 향후 반대표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악의 선거구도에서도 향후 승산 있음을 확인하였으니, 이 정도면 성공한 셈이다.

지역의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중앙에 강력한 리더가 없이 여러 지분자들이 권력을 분점하고 있다는 것도 반가울 것이다. 중앙에서 개입하여 지역의 권력을 재편하거나 인적 쇄신을 도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향후 지방선거와 총선거에서 중앙에서 활약하던 몇몇 인사들이 지역에서 새로이 부각될 순 있다. 그러나 거론되는 인사들 대부분이 박근혜의 국정실패에 책임이 있거나 국정농단 세력과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사는 사람들이다. 지역내에서의 패권유지 측면에서는, 지역의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에게는 지금의 상황은 '나쁘지 않음'이 아니라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정치발전은 일견 진보가 추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거대한 변화는 장기간에 걸쳐서 다수의 인식과 정서가 서서히 변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정치발전은 보수가 추급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이 보다 적절한 이해다. 사회의 다수인 보수의 인식, 정서, 행태가 나아지는 것만큼 사회는 앞으로 나아간다. 보수의 질이 나쁘면 그 사회의 정치의 질도 좋아질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자유한국당의 지금과 같은 반성 없음, 쇄신의지 없음, 구태정치로의 퇴행 도모는 우리 정치발전을 지체시킬 것으로 상당히 우려스럽다.

중부매일

최용현 변호사
그 보수의 정체와 퇴행의 최전방에 우리 지역의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이 있어 더욱 씁쓸하다. 우리 지역에서 보수의 철학과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는 보수주의자를 본 적이 없다. 합리적 보수의 실험에 대하여 동참은커녕 고민만이라도 한 지역의 자유한국당 정치인은 단 한명도 없었다. 자신의 자리 보전을 위해 정체도 묻지 않고 반기문에게 전근대적 충성맹세를 하고 여의치 않자 바로 등을 돌린 의원들도 있다. 선거철만 되면 가족까지 동원하여 자학적 퍼포먼스로만 표를 구걸하려는 후보가 아직도 있다. 탄핵정국에서 대통령을 여왕처럼 떠받드는 의원도 있었고, 탄핵을 추진하는 헌정기관을 미친개에 비유하는 막말을 한 의원도 있었다. 그들이 반성하고 위기에 처했고 쇄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일반의 생각은 전혀 터무니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지금의 정국은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다만 우리 정치, 우리 지역의 정치, 우리 지역의 보수 정치에는 이보다 나쁠 순 없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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