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어린이집 누리예산 국가부담…교육감 "유치원도 정부책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교육부 보고 브리핑]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이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내년부터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전액을 국고로 부담키로 결정하면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간의 분쟁이 종료됐다. 앞으로 교육부는 기획재정부, 국회와의 합의를 통해 예산 편성 절차를 밟아 문재인 정부가 내건 '국가 책임 보육'을 완수하게 된다. 다만 시·도교육청에서는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까지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교육부는 25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박광온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와 교육청 사이의 이견으로 예산 편성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교육부가 업무보고에서 전액 국고로 부담하겠다 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문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서로 예산 지출을 미루면서 박근혜 정권 내내 문제가 됐다. 교육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무상보육 정책을 실시하면서 교육청에 예산을 추가로 내리지 않았다. 교육청들은 "교육청에 내려오는 교부금이 내국세 수입의 20.27%로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중앙정부 정책에 의해 지출만 늘어나게 됐다"며 편성을 거부했다.

특히 보건복지부 소속인 어린이집은 교육청에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며 지원금 편성에서 유치원보다 차순위로 밀려났다. 보육비를 받지 못한 어린이집 원장들은 규탄 집회, 휴원 등으로 교육당국을 압박했다. 교육부는 편성을 거부한 교육감들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올해 정부가 지원한 어린이집 누리 예산은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41.2%(8600억원)다. 박 대변인은 "교육부가 앞으로 2조원 정도 되는 어린이집 누리과정 전액을 중앙정부가 부담하고 누리과정 지원 단가도 단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보고를 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교육부는 기획재정부와의 논의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금을 편성하게 된다. 다만 유치원 누리과정 지원금 2조원은 각 시·도교육청이 교부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부 교육감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와 교육감 간 마찰이 극에 달했던 당시 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서 입장 표명에 앞장섰던 장휘국 광주교육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유치원 누리과정비 역시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며 "또한 원칙적으로는 보건복지부 소속인 어린이집에 교육부 예산을 편성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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