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면적 4만8863㎡ 규모...아울렛과 전문몰 결합
美 가구기업 '윌리엄스 소노마', 로봇안내원 등 볼거리 풍성
중소상인에 매출액 일부 수수료로 지급..."상생몰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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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말이 좋아 쇼핑몰이었지 다 죽어가던 유령상가였거든. 이제야 볼 맛이 나네요.”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이 가오픈한 25일, 라이프동 리빙관 1층에서 만난 최민림(58·서울 송파구) 씨는 “가든파이브가 들어서기 10년 전부터 이 곳에 살았는데 평일에 이렇게 사람이 북적이는 걸 처음 본다”며 “동네가 활기를 찾을 것 같아 기대된다”고 말했다.
◇ ‘NC’ 넘고 ‘로데오’와 화해…현대시티몰의 ‘극적인 개장’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은 26일 국내 최대 유통단지인 가든파이브 라이프동 리빙관(지하1층~4층)과 테크노관(지하1층~5층)에 영업면적 4만8863㎡(약 1만4781평) 규모로 들어선다.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점 사업을 추진한 지 2년5개월만이다.
현대시티몰이 탄생하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든파이브에서 970m 가량 떨어진 문정동 로데오 거리 상인들의 반발이 거셌다. 현대시티몰이 주변 상권 매출을 빨아드릴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여기에 현대에 앞서 가든파이브에 입점해 있던 이랜드리테일의 NC백화점 역시 ‘공사금지가처분’ 신청 등을 내며 반발,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현대시티몰을 둘러싼 갈등은 개장 직전인 지난달 극적으로 해결됐다. 지난달 16일 문정동로데오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과 현대백화점이 아울렛 상생합의서를 체결한 것. 현대백화점은 총 11개층 중 9개 층에 아웃렛을 운영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4개 층으로 줄였다. 또 소상공인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상호명을 ‘시티아울렛’에서 ‘시티몰’로 변경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또 소상공인들의 홍보·판촉행사 등을 지원키로 했다. 가든파이브내 전광게시판, 현대 홈페이지와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온라인 홍보를 돕기로 했다. 이랜드가 현대아웃렛 리모델링 공사를 중지해 달라며 제기한 ‘공사금지가처분’ 신청은 법원에서 이를 기각하면서 일단락됐다.
◇ 로봇안내원부터 해외 가구점까지…‘볼거리’ 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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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잡음을 딛고 탄생해서일까. 현대시티몰은 차별화 전략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존 계획보다 ‘사이즈’는 줄였지만 알찬 쇼핑몰이 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난다. 입점 상인들은 시티몰 개장이 가든파이브 전체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든파이브는 2008년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로 완공됐지만 지난 9년 동안 입주가 부진해 ‘유령상가’라는 악명을 들어왔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은 기존 아울렛(Outlet)에 전문몰(Mall)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쇼핑몰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아울렛의 이월상품과 트렌디한 상품을 동시에 쇼핑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전문몰에는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 소노마’사의 포터리반·포 터리반키즈·웨스트엘름 등의 국내 첫 매장도 들어설 예정이다.
체험형 매장도 눈에 띈다. 아울렛관 5층에는 국내 최초로 36개월 미만 아이를 대상으로 한 ‘키즈(Kids) 전용 문화센터(H-키즈 스튜디오)’가 들어선다. 각 강의실은 ‘클린타임제’를 도입해 강좌가 끝나면 20여 분씩 청소 및 소독을 실시하며, 육아 전용 상담 데스크도 운영한다.
아울렛관 4층에는 국내 처음으로 무료로 게임을 할 수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132㎡)’가 문을 연다. 유·아동 고객 대상 미술 교육 등 다양한 교육 컨텐츠를 제공하는 ‘에듀존(아울렛관 5층)’, 고객 취향대로 티셔츠를 제작할 수 있는 ‘마이시티’도 이색 매장이다. 라이프동 1층 안내데스크 옆에는 ‘쇼핑봇’이라는 로봇형태의 안내데스크를 도입, 관람객 이목을 집중시킨다.
◇ 文정부 정책 적극 협조…상생형 쇼핑몰 ‘주목’
현대백화점은 현대시티몰의 핵심 키워드로 ‘상생’을 내세웠다. 현대시티몰은 가든파이브 중소상인 약 250명과 SH공사로부터 매장을 임차해 운영하는데, 매출의 약 4%를 중소상인들에게 임차료 명목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즉, 가든파이브점 매출이 증가하면 이들의 임대료 수입도 더 늘어나는 셈이다. 현대시티몰의 개점 첫해 목표매출은 22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선행’이 현대백화점이 골목상권 보호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에 동참한다는 ‘제스처’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강화되는 유통업 규제에 반발, 새 정부 ‘심기’를 건드리는 대신 유화책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실제 현대백화점은 새 정부 들어 골목상권의 대표 ‘적’으로 간주되고 있는 복합쇼핑몰 신규 출점 대신 기존 백화점의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25일 열린 현대시티몰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상인들과의 상생이 기본적인 가치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대시티몰을 오픈하며 1500명을 고용했으며, 이외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인력이 있다”면서 “(정규직 전환 계획 등을) 인사기획, 전략팀에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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