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온 4차 산업혁명 채워줄 콘텐츠는 없어
김종민 前 문화부 장관 등 "정책 대변환" 한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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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변화의 시기다. 문재인정부가 새롭게 닻을 올렸고 수많은 정책들의 변화가 예고됐다.
문화콘텐츠 분야라고 예외는 아니다. '문화융성'을 앞세운 박근혜정부가 좌초된 이상 문화콘텐츠 정책 변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정책 방향은 무엇일까.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 파크볼룸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KCCF 2017)'에 참석한 국내 콘텐츠 전문가들은 "콘텐츠산업 정책의 대변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 10여년간의 정책을 다시 점검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정립하라고 제언했다.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세계 7위 규모로 성장했지만 대내외적 환경이 '장밋빛'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접어들었고,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 지형도의 변화도 크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로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이 흔들리는 것도 악재다.
이병민 건국대 교수는 '문화콘텐츠정책,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저성장, 저소득, 저수익률이 하나의 경제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콘텐츠 시장도 장밋빛으로만 볼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서도 "변화의 속도와 범위가 크고, 게임의 룰 역시 바뀐다. 기존 방식과 다른 재검토 방식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라고 전했다.
김종민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기조강연에서 "4차 산업혁명이 눈앞에 와 있지만, 그것을 채울 콘텐츠가 무엇인지 답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콘텐츠 시장은 양극화, 열악한 재정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국내 콘텐츠 기업의 95%가 자본 10억원, 매출 10억원, 고용 10명 이하의 영세한 규모다.
김 전 장관은 "국내 콘텐츠 기업이 약 10만개 정도인데 그 내실을 들여다보면 서글프다. 인건비를 못 줘 문닫는 한계기업이 수두룩하다"며 "이런 열악한 영세기업으로 가득한 산업 구조가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탄식했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어떻게 가야 할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감한 지원, 인재양성, 높은 수준의 소통을 제시했다. 김 전 장관은 콘텐츠산업 육성을 국가 핵심 어젠다로 삼아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대다수 콘텐츠 기업들이 열악한 재정하에 있다는 것을 감안, '콘텐츠 가치'를 담보로 하는 금융대출 시스템 구축을 제안하기도 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게임 업계는 150조원의 해외시장이 있음에도 (여러 규제로) 많은 도전을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포럼처럼 정부와 업계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이 교수는 정부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문화를 보는 시각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문화를 하나의 도구로 봤다면 이제는 가치의 잣대로 봐야 한다. 문화를 도구가 아니라 품격으로, 미래 먹거리로 인식한다면 좋은 정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조용철 차장(팀장) 조윤주 박지현 박지영 김경민 이병훈 한영준 기자 남건우 최용준 최재성 송주용 김유아 권승현 오은선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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