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대출을 옥죄고 있다. 그럼에도 부동산시장은 활황이다. 신규 분양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고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부동산 훈풍 소식은 서민들에게는 남 얘기다. 대출 없이 현금을 모아서 집을 사는 서민은 거의 없음에도 정부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부동산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꿎은 대출만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업계는 웃을 수 없다. 오히려 숨을 죽이고 있다. 부동산 지표들이 예상외로 너무 좋기 때문에 정부에서 더욱 칼날을 겨누고 있어서다.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큰 규제를 준비할 터다.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는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그 방법이 지금까지처럼 대출을 겨냥한 것이라면 성공할 수 없다. 부동산시장의 안정화라는 보석을 좇다가 서민들만 말라죽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가뜩이나 하반기 금리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출을 규제하면 더욱 금리가 높아지고 이는 곧 서민들의 이자부담으로 돌아간다. 중도금 대출이 막힌 건설사들이 신규 주택사업을 접으면 이는 곧 공급부족으로 주택가격 상승만을 야기하게 된다.
대출 규제는 연못의 물을 퍼내 서민인 물고기들만 죽이는 것이다. 정말 잡아야 할 대상은 대출이 아니다. 연못에 있지도 않은 보석을 찾기 위해 허탕을 치기보다는 보석이 진짜 어디 있는지 찾아야 한다. 지금 부동산이 치솟는 데는 투기세력이 한몫했다. 실수요자에게 꼭 필요한 대출을 규제하기보다는 투기세력을 잡아내는 일이 시급하다. 대출 없이 집을 여러 채 보유하고 소위 '돈이 돈을 벌게 하는' 이들도 규제대상이다. 부동산 정책을 마련하고 있을 정부 당국자들은 '지어지앙'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점점 줄어드는 물 때문에 말라 죽어가는 서민들을 묵과하지 않아야 한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