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서울시 '현대차 한전땅 기여금' 충돌…2300억 규모(종합)

감사원 "기여금 부당 면제" vs 서울시 "견해차"

감사원, 서울시 기관운영감사 감사결과 발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구 한전부지에 들어서는 현대차그룹 GBC의 조감도. /제공=서울시 © News1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서울시가 현대자동차그룹의 한국전력공사 본사 부지의 용적률을 높여주는 과정에서 관련 조항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아 약 2300억원의 공공기여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감사 결과 나타났다.

서울시는 '공공기여'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해석 차이라고 설명하며 현대차그룹과 실무 협의를 거쳐 사전협상 결과에 대해 정리할 계획임을 밝혔다.

감사원은 서울시를 대상으로 기관운영감사를 진행해 총 29건의 위법·부당·제도개선 사항과 1건의 모범사례 1건을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2월 현대차그룹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전부지의 용도지역 변경(제3종 일반주거지역→일반상업지역)과 용적률 상향(250%→800%)을 위한 사전협상을 벌였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용적률을 높이려면 해당 사업자가 Δ기반시설 부지 제공 Δ시설설치 제공 Δ설치비용 부담 등 공공기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사전협상 과정에서 현대차그룹 소유의 공연장·호텔 등의 설치를 공공기여로 인정했고, 현대차그룹의 공공기여 1조9827억원 가운데 2336억원가량이 면제되는 결과가 생겼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서울시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부합하도록 민간이 소유·운영하는 시설을 공공기여시설의 종류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 운영지침'을 개정할 것을 통보했다.

반면 서울시는 감사원 감사결과는 공공기여 내용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자료를 내고 "공공기여와 관련해 총 1조7491억 규모의 기반시설을 조성하고 전시·컨벤션, 공연장 등 공공이 활용할 수 있는 전략용도를 도입하기로 했는데 이는 기반시설 제공 부담액 2336억원 이상의 공공재원을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는 "감사원은 공공기여를 국토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기부채납만으로 한정했지만, 서울시는 기부채납과 함께 민간의 계획적 노력까지 포함해 공공기여로 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에서는 공공기여로 보는 전략용도를 감사원에서는 공공기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감사원이 관련지침을 개정하고 현대차그룹과의 협상결과를 조정하라는 의견을 통보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서울시는 사전협상 운영지침을 개정한 뒤 현대차그룹과 실무 협의를 거쳐 기반시설의 제공량 등 사전협상 결과에 대해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로서는 현대차그룹에서 제공하는 기반시설 확충비용의 변경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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