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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음성으로 은행 송금하고 로봇과 투자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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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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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기술을 도입한 금융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장착한 인공지능 비서를 이용해 목소리만으로 계좌 조회, 송금 등을 할 수 있다. 사람 말을 알아듣는 로봇은 고객 성향에 맞춘 상품을 추천해준다. 음성인식 스피커를 이용한 금융 서비스도 곧 등장할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사용자 목소리까지 식별할 정도의 음성인식 기술이 등장한 것은 아니라서 별도 보안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 분야 선두주자는 네이버와 손잡은 우리은행이다. 지난 3월 네이버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기반 음성뱅킹 서비스 '소리'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우리은행 스마트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원터치개인'에서 구동된다. 메인 화면에서 소리 아이콘을 클릭하면 음성명령으로 계좌 조회, 송금, 환전, 공과금 납부를 할 수 있다. 기존에 송금을 위해 필요했던 수취인 은행명, 계좌번호, 공인인증서 등 보안장치 없이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만 있으면 음성 송금 서비스가 가능하다. 자주 이용하는 대상을 등록해 더 간편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에게 30만원 송금해줘"라고 명령하면 "홍길동 님께 30만원 송금하겠습니다"와 같은 답변을 들을 수 있다. 명령어 설정 메뉴를 선택한 다음 아버지, 어머니, 월세 등 목록에서 원하는 대상을 선택한 후 계좌번호 은행명 등을 미리 입력해 놓으면 된다. 송금까지 걸리는 시간은 30초 정도에 불과하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 '네이버 클로바'에도 우리은행 음성인식 뱅킹 업무를 추가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KEB하나은행과 손잡고 금융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음성인식 스피커 '누구'를 활용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하나은행 고객이라면 다음달까지 누구 스피커에 "내 잔고 좀 알려줘"와 같은 명령으로 계좌정보 조회가 가능해진다. 환율정보 조회나 가장 가까운 영업점 등을 안내받을 수도 있다. 다만 개인별 보안 인증은 들어가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계좌정보가 노출될 우려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답변 제공 방식을 스피커와 디바이스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며 "여럿이 같이 있는 상황이라면 스마트폰으로 계좌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하반기에 송금, 환전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카카오와 KT도 인공지능 비서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끌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서비스는 다른 정보기술(IT) 업체보다 더욱 절실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 방식이 기본이라 음성인식 인공지능이 들어왔을 경우 더욱 효과적"이라며 "인공지능과 대화를 통해 계좌 개설까지 가능한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KT도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와 K뱅크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LG CNS는 음성인식 로봇 상담원 '알파'를 개발했다. 우리은행 본점 등 3개 지점에서 25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국내 금융권에 도입된 첫 번째 로봇 상담원이다. 알파는 단순 서류 업무부터 투자 성향을 분석해주고 우량 상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LG CNS 관계자는 "기초 업무를 담당하는 로봇 상담원 등장으로 인간 행원의 업무 효율성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고객들이 은행 지점에서 기다리는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는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산업까지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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