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형사공공변호인' 도입 검토…'인권보호' 방안 모색

靑, 검·경 수사권 조정 전제로 親인권 경찰 요구

/뉴스1 DB.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청와대가 25일 '인권친화적 경찰'을 검·경 수사권 조정의 대전제로 제시하면서 경찰이 인권보호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 직후 관련 부서가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경찰 직무집행 과정에서 인권보호 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강제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 영상녹화나 진술녹음을 의무화하고, 국선변호인 제도를 확대해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형사공공변호인'을 선임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영장청구권이 넘어올 것에 대비해 변호사 자격증이 있는 경찰을 각 경찰서에 영장전담관으로 배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경찰은 최근 규칙을 새로 만들어 고소·고발 고소·고발을 당한 사람들이 경찰에 접수된 서류를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했다. 피(被)고소·고발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경찰 수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이밖에 집회·시위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고, 현장 통제나 진압과정에서 물리력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조국 민정수석은 이날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수 전제로 인권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 경찰 자체적으로 구체적이고 실행가능한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검찰이 독점한 수사·기소권을 분리해 수사권은 경찰에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경찰은 검찰 개혁 및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사권과 함께 검사가 독점하는 영장청구권도 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반발하는 검찰은 경찰의 권한이 세지면 수사현장에서 인권침해가 빈번히 발생할 것이란 논리로 맞서왔다.

실제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참여정부부터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인권침해 진정 사건 수를 분석한 결과 구금시설(30.2%)에 이어 경찰(20.0%)이 두번째로 진정 사건이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인권보호는 철저히 하되 경찰의 법 집행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다양한 과제를 검토할 것"이라며 "수사경찰의 역량을 강화하고 수사의 신뢰성·공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chacha@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