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이기주 신작 에세이 '말의 품격'
© News1 |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나는 인간의 말이 나름의 귀소 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가려는 무의식적인 본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말을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본문 중에서)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는 내용으로 에세이집 '언어의 온도'를 펴낸 작가 겸 출판인 이기주 씨가 이번에는 "말에는 귀소본능이 있다"면서 신작 에세이집 '말의 품격'을 내놓았다. 경청, 공감, 반응, 뒷말, 소음 등 24개의 키워드를 통해 말과 사람과 품격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낸 이 책에는 고전과 현대를 오가는 인문학적 사색에 이기주 작가 특유의 감성이 더해졌다.
지금 우리는 ‘말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온당한 말 한마디가 천 냥 빚만 갚는 게 아니라 사람의 인생을, 나아가 조직과 공동체의 명운을 바꿔놓기도 한다. 말하기가 개인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 지도 오래다.
말 잘하는 사람을 매력 있는 사람으로 간주하는 풍토는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날카로운 혀를 빼 들어 칼처럼 휘두르는 사람은 넘쳐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내며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능변가는 홍수처럼 범람한다.
저자는 하지만 "모든 힘은 밖으로 향하는 동시에 안으로도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언어의 힘도 예외가 아니어서 말과 문장이 지닌 예리함을 통제하지 못하면 자칫 자신을 망가뜨리거나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말'이라는 흉기에 찔린 상처의 골은 너무 깊어서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다며 말의 품격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상적으로 만나는 상황에서 들은 인상적인 말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나 이순신 장군 등이 했던 품격이 있었던 말들을 전하면서 저자는 '말하기'의 비법을 실용서가 아닌 에세이 형태로 잔잔하고 알려준다.(이기주 지음·황소북스·1만4500원)
ungaungae@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