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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깊은 수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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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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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가릴 때 14년 후배 신민준이 색다르게 흑돌 두 개를 판에 올렸다. 원성진이 잡은 백돌이 짝수로 나오면 흑을 잡겠다는 뜻이다. 올려놓은 백돌이 홀수라 돌 통을 바꿔 신민준이 백을 잡았다.

신민준은 백으로 바둑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앞서 24강에서도 백을 잡고 이겼다. 돌 가리기를 할 때 두 개를 올려놓으면 백을 잡을 것 같았다. 백으로 잘 이긴다고 할 수 없지만 백으로 두는 것이 편하다."

좋아하는 만큼 백 바둑을 더 깊게 연구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신민준은 별나지 않게 흑 포석으로 공부를 하며 실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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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석 때는 먼저 두는 흑이 작전을 이끈다. 흑이 어떻게 두느냐를 잘 알고 있어야 백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천천히 느릿하게 가느냐 아니면 거칠 게 가느냐. 역시 흑 행마에 달려 있다.

원성진은 흑35와 37로 공격을 알렸다. 백은 제자리에서 얌전히 안전을 확인한다. 겉으로는 서로 쉽게 수를 주고받은 것 같지만 속사정은 깊었다.

신민준은 <그림1> 흑1로 나가는 수에 철저히 대비했다. 흑1에 이어 7로 찌르는 수가 통한다면 바로 백이 어려운 형세를 맞는다. 더 깊게 수를 읽었다. <그림2> 백4로 받아친다. 8로 몰아붙이고 12에 씌워 흑 일곱 점을 잡는다. (44…37)

[양재호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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