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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소프트타깃 테러' 이렇게 발생…英 놓친 '5건의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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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최소 5건 경고 받은 英 정부 대응 '도마위'

무슬림·이민 공동체, 적극 신고한 것으로 보여

뉴스1

영국 맨체스터 자폭테러범 살만 아베디. (출처 : 영국 경찰,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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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영국 맨체스터 테러가 일어날 것이라는 다수의 사전 징후가 있었음에도 영국 정부는 이를 도외시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보안당국이 맨체스터 테러범을 막을 수 있었던 5번의 기회를 놓쳤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테러를 방지하지 못한 정부의 아쉬운 대응을 지적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맨체스터 테러범 살만 아베디(22)가 지난 5년 간 최소 5차례에 걸쳐 신고를 당했지만, 당국자들은 그를 막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영국 정부가 비판을 받고 있는 최소 5건의 신고 목록이다.

◇ 지역 공동체도 수상해 신고했다

아베디와 같은 지역 공동체에서 지내던 사람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그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적법한 절차를 통해 정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동체를 주도했던 모하메드 샤피크 '라마단재단' 대표는 "우리 공동체 내 몇몇 사람들이 아베디의 행동에 우려를 표했고 그들은 이에 따라 올바른 절차를 통해 올바른 방식으로 신고했다"고 말했다.

샤피크 대표는 이들이 "아베디가 극단주의와 테러리즘에 연루돼 있다고 생각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지만 "신고자들은 그 뒤로 어떠한 소식도 듣지 못했다"며 의구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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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테러범이 한때 다녔던 '디즈버리 모스크'의 관계자가 24일(현지시간)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며 묵념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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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친구 2명은 아베디의 언행이 너무나도 걱정되는 바람에 각각 5년 전과 한 해 전, 총 2차례에 걸쳐 경찰의 대테러 핫라인에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소식통은 영국 BBC방송에 "그 친구들은 '아베디가 테러를 지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며 "이들에 따르면 아베디는 '자살 폭탄 테러범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관점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아베디가 테러리즘에 물들었다는 징후는 현지 무슬림 공동체가 알아챌 정도였다. 아베디가 거주한 남부 맨체스터에서 리비아계 공동체를 일구고 있는 아크람 라마단(49)은 아베디가 극단주의를 규탄하는 연설을 편 이맘(이슬람 지도자)에 맞서는 바람에 원래 다니던 모스크에서 제명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후 모스크 측은 아베디가 극단주의 성향이라며 내무부의 반(反)급진화 프로그램에 연락했다.

◇가족도 "아베디는 위험"…英, 리비아 커넥션 놓쳤나

아베디의 급진화는 그의 가족마저 우려케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미국 정부 관계자는 "다수의 아베디 가족 일원들이 '아베디는 위험하다'며 영국 경찰에 연락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 신고에도 대응 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정부는 아베디의 아버지, 남동생 등 일부 친족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테러 발생 이전부터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아베디의 부친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무장단체 '리비아 이슬람 투쟁그룹'(LIFG) 소속이었음에도 아베디가 영국과 리비아 사이를 자유로이 오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의문이 커지고 있다.

아베디는 4월부터 2~3주 간 리비아에 머물면서 폭탄 제조 방식 등을 교육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아베디의 아버지와 남동생은 리비아 정부에 의해 테러 모의 혐의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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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공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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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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