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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친숙한 놀이동산 조형물로 구현한 공공성…'뮌'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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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아르코미술관서 26일부터 중진작가전

연합뉴스

뮌의 김민선(왼쪽), 최문선 작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놀이동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관람차, 바이킹, 회전목마 같은 놀이기구들의 그림자가 하얀 천에 어른거린다.

25개 놀이기구의 그림자는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진다. 끊임없이 흘러가는 그림자들은 서로 포개졌다가 멀어지기도 한다.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26일부터 열리는 중진작가전 '미완의 릴레이'에서 45세 동갑내기 김민선·최문선 부부로 구성된 미디어아트 그룹 '뮌'(MIOON)이 펼쳐놓은 풍경은 몽환적인 놀이동산을 연상시킨다.

작가는 25개 조형물로 구성된 설치 작품 '이동식 놀이동산'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일까.

김민선은 25일 열린 간담회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놀이기구를 타면 즐거운데, 한편으로는 떨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며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공동체도 오작동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놀이기구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바뀌는 놀이기구의 그림자들은 공동체 속에 유기적으로 연결된 관계가 변화한다는 사실을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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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놀이동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뮌이 공동체에 주목한 이유는 이번 전시가 이들이 공공미술관에서 여는 첫 번째 개인전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부터 관객, 군중,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영상과 설치 작품으로 구현해온 뮌은 '공공'을 화두로 신작을 만들었다.

이들이 전시에 내놓은 또 다른 작품은 11분짜리 영상 작품인 '바리케이드 모뉴먼트'다. 육면체 공간에서 상영되는 6개의 영상 속에서 무용수와 연극배우들은 서로의 몸을 부대낀다.

이에 대해 차승주 큐레이터는 "프랑스의 68혁명, 한국의 5·18 민주화 운동은 특정한 가치를 지켜내고자 했던 공동체들의 움직임이었다"며 "이런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바리케이드 모뉴먼트 옆에는 뮌이 작업할 때 참고한 자료와 스케치, 인터뷰 영상이 전시된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됐다.

김민선은 "공공미술관에서 공공을 주제로 한 작품을 제작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며 "공공의 시스템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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