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소득 기반 높이는 게 가계부채 근본 대책"

이주열 한은 총재 "하반기 명목임금 더 오를 것"

文정부 '소득 주도 성장론' 더 탄력 받을지 주목

'고용 안정' 통화정책 법제화 여부는 '신중 접근'

[이데일리 김정남 경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소득을 높이는 게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동안 소득 증가의 필요성 등을 꾸준히 거론해왔고, 그런 만큼 이는 낯설지 않다. 다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소득 주도 성장론’이 화두인 만큼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측면이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질문에 “가계부채 문제는 소득 증가 이상으로 부채가 늘어나는 건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이라면서 “소득 증가 이내로 억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가계의 소득 기반을 높여주는 것도 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며 “소득 기반을 확충해서 채무상환 능력을 높이는 게 보다 근본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소득을 중심에 놓는 문재인식(式) 경제정책에 이 총재도 뜻을 같이 한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이 총재는 “정부가 아무래도 고용친화적 정책을 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올해 하반기 명목임금 상승세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총재는 문재인정부의 또다른 축인 일자리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같이 완전고용이 목적으로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통화정책을 할 때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면서 “고용에 대해 직접 대응하지 않을 뿐이지, 고용도 같이 본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고용 안정을 한은법 상에 법제화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했다. 이 총재는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한은도 고용 안정을 하나의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가 제기됐다”면서 “앞으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법률상 통화정책의 목표는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이고, 한은은 그에 맞는 수단도 갖고 있다. 다만 취업률 실업률 등을 직접 컨트롤할 수 있는 정책은 갖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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