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유 군에 납품해 각종장비 결함 유발한 화학업체 대표 구속

/사진=송의주 기자 songuijoo@

아시아투데이 이철현 기자 = 저질 윤활유를 유명 외국산 제품으로 속여 군 당국에 판매한 업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군이 구매한 이 윤활유는 군용항공기 등 군 주요 장비에 사용, 각종 결함을 유발했다.

경찰청 25일 이 같은 혐의(공문서 위조·행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화학업체 대표 이모씨(58)를 구속하고, 직원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트랙터나 오토바이용 저가 윤활유를 미국 유명 기업의 특수 윤활유 등 34개 제품으로 위조, 방위사업청에 34차례 납품해 15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저질 윤활유를 빈 용기에 주입한 후 수출 형식으로 미국에 보내 현지 페이퍼컴퍼니를 거쳐 국내로 역수입해 군에 납품하는 수법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제품 상표 라벨을 위조, 시험성적서와 수입신고필증 등도 허위로 제출했다.

이렇게 납품 받은 윤활유를 쓴 공군 항공기 가운데 기체 진동, 엔진 실린더 헤드 균열 등 손상이 발생, 운항 중 추락 위험으로 조기 회항하기도 했다.

또한 해군에서는 헬기에서 기체 손상 위험이 발견됐으며 일부 군용 함정은 추진 제어장치 전자기판이 녹는 현상이 발생했다.

한편 이씨는 2014년 12월 국내 한 화력발전소에 2300만원 규모 발전기 엔진용 터빈 작동유를 국내산 저질유로 납품, 미국 유명제품으로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행히 납품 받은 제품은 사용되지 않았지만 이를 이용했을 경우 화재 발생 위험이 매우 크고 사고 후 정비에만 한 달 정도 소요돼 하루 910만㎾에 육박한 전력공급 중단 사태가 불가피했다.

경찰은 이씨가 2008년부터 군 입찰에 참여해 납품한 경력이 있어 다른 기간에도 범행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수사 결과를 방사청과 화력발전소에 통보, 납품 단계 검수절차 등을 개선토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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