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간 부실거래 차단 vs 과도한 규제…논란 가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다시 쟁점 부상할 듯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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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새 정부가 '재벌개혁'으로 추진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여러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 대기업을 겨누는 제도다. 삼성, 한화 등 금융 계열사를 둔 대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강하게 주장해온 인물이다.
현재 복수의 금융 계열사를 보유한 그룹은 통합 감독을 따로 받지 않고, 금융 계열사만 각 업권별 감독을 받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만 통합 감독 대상이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들 금융 계열사의 자산규모나 순익을 합치면 통합 감독을 받는 금융지주회사 못지않지만 그룹 단위 감독은 받지 않는다.
현행 금융 계열사 업권별 감독의 맹점은 부실 내부거래다. 쉽게 말해 그룹 내 한 계열사의 부실을 금융 계열사 돈을 끌어다 막는 것이다. 2013년 '동양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부도 위기를 맞은 동양그룹은 금융계열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기업어음과 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해서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하에서는 대상이 되는 금융그룹 내에서 대표 금융사를 선정하고, 대표 금융사가 모든 금융사의 재무 상황을 당국에 보고한다. 또한, 현행 시스템은 그룹 내 출자가 적격 자본으로 인정하지만, 통합감독 체계는 그룹 내 출자 자본을 적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계열사 간 출자 자본을 빼고 그룹의 순수 자본 건전성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당장 삼성그룹이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현재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율은 7.6%다. 삼성생명이 금액으로 19조원이 넘는 삼성전자 지분을 적격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전자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자본 적정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정치·금융권에서는 이런 이유로 통합감독에 반대하는 삼성의 입김 때문에 제도 도입이 지지부진했다는 의혹이 계속 나오기도 했다.
삼성 외에도 10개 안팎의 그룹이 통합감독 대상에 속할 전망이다. 학계와 금융권에서는 Δ그룹 내 금융자산 5조원 Δ그룹 내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을 통합감독 대상 선정 기준으로 유력하게 거론한다. 삼성, 한화, 동부, 태광 등 기업집단 계열 금융그룹과 미래에셋, 교보생명 등 모자형 금융전업그룹이 이 기준에 속한다. 액수와 비율에 따라 통합감독 대상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하자 즉각 금융그룹 통합감독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안이라 골격이 잡혀 있어 제도 도입에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이 될 전망인 회사들은 까다로워지는 규제에 부담감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도입되면 대표 금융계열사가 되는 한 보험사 관계자는 25일 "자본시장법 등 현행법에서도 계열사 간 거래를 의무 공시하는 등 감독 장치가 있다"며 "같은 취지의 새로운 규제가 또 생기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riwh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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