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우려하는 재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영배 부회장, 경총포럼서 비정규직 정책 비판

“정규직화 본질은 대기업 과도한 임금 인상”

“일자리 창출에 오히려 부정적” 주장

급속히 추진되는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경영자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강도 높은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배 경총 상임부회장은 25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226회 경총포럼에서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산업 현장 갈등이 심화할 것”이라며 “이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새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을 단순히 ‘나쁜 일자리’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게 김 부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아웃소싱은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방식이 아니다”며 “기업 인력운용·생산방식은 사업장 여건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획일적 방식의 비정규직 전환 정책이 오히려 사회 전체 일자리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부회장은 “비정규직을 전부 대기업·공공기관 소속으로 전환할 경우 중소기업의 생존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사회 각계에서 정규직 전환 요구가 빗발쳐 기업들이 매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비정규직 문제가 비화한 근본적인 배경으로 대기업 중심 강성 노동운동을 꼽았다. 김 부회장은 “노조원의 73%가 근로자 1000명 이상 기업일 정도로 대기업 중심 강성 노동운동이 이뤄지면서, 대기업 근로자 임금이 너무 상승했다”고 말했다. 현재 비정규직 처우가 악화한 배경으로 대기업의 정규직 과보호를 지적한 것이다. 또 “대기업이 과도하게 임금을 계속 올리면, 임금 격차가 확대해 비정규직·간접고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대기업 노사가 고통을 분담해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지금은 각자 이해관계를 앞세워 치열하게 싸울 때가 아니라,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일자리 증발 위기를 타개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요소는 경총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표/갈수록 격차 커지는 대·중소 기업 임금

구 분1987199720072015
연간임금총액300인 이상 기업480만원2135만원4320만원6123만원
300인 미만 기업438만원1623만원2908만원3581만원
주 : 상용근로자 기준

자료 : 경총, 고용노동부,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