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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친절한 옐런氏…‘발작 없는 양적긴축’ 첫 발 뗐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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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양적긴축 첫 발 뗀다’ 공식화

시장매각 대신 재투자 않는 방식 선택

축소한도 미리 설정…석달마다 재조정까지

질서있는 긴축 위한 선택…시장충격 없을듯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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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더디면서도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결국 추가 긴축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로 세 차례 양적완화(QE)과정에서 4조5000억달러, 원화로 5000조원이 넘게 매입해 쌓아둔 미 국채와 모기지담보증권(MBS) 보유규모를 줄이는 소위 양적긴축을 올해부터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연준이 24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 5월2~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을 보면 당시 FOMC 위원들은 연준 대차대조표상 채권 보유규모를 줄이기로 ‘광범위한 합의’에 도달했다. 사실상 연내에 그 첫 발을 내딛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준 셈. 연준은 시장 충격을 고려해 보유 채권을 시장에 곧바로 내다 팔지 않고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규모를 줄이겠다곤 했지만 어떤 방식이든 시중 자금이 줄어드는 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만기 10년짜리부터 금리가 뛰기 시작할 것이고 연준이 통제하기 더 어려운 장기금리가 예상치 않게 뛸 수 있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실제 이날 금융시장 반응은 사뭇 달랐다. 미 국채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국채가격 상승) 5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일대비 4bp(0.04%포인트) 하락한 1.795%를 기록했다. 반면 미 달러화값은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02% 하락한 88.5829로 장을 마쳤다. 연준이 국채와 MBS 재투자를 줄여 추가 긴축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는데도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더 사들이고 달러화를 팔았다는 건 시장이 연준의 엄포를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얘기가 된다. 어차피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면 금융위기 당시 매입해서 쌓아뒀던 채권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건 시장도 예상했던 바였다. 특히 연준이 채권을 시장에 내다 파는 대신에 자연스럽고도 서서히 줄여나가면서도 ‘(줄여야할) 일정 수준을 한도로 미리 정해놓을 것이고 분기(3개월)마다 한 번씩 그 한도를 재검토해서 필요하면 조정하겠다’는 시장친화적 방식을 제시한 만큼 부담이 더 줄었다.

결국 연준은 질서있고 완만하게 장기금리를 끌어 올림으로써 단기금리에 직접 영향을 주는 기준금리 인상도 계획적으로 하려고 하는 계산이다.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연말쯤 시장친화적 방식의 양적긴축을 시작한다면 단기금리는 조금 올라가고 장기금리는 그보다 덜 오르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본다면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나지만 않는다면 이미 좁혀지고 있는 장기와 단기채권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앞으로도 더 좁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이 꺼내든 양적긴축이 그 용어에 드러난 뜻과는 달리 `폭탄세일` 방식은 아닌 다. 미국 경제 전망이나 그에 따른 연준의 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양적긴축은 특별히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짐 보겔 FTN파이낸셜 금리담당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완만한 양적긴축으로 갈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연준 보유채권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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