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전자 : T맵(인공지능 비서 호출·가칭), 서울 코엑스로 가는 길 설정해줘.
AI비서 : 목적지 주소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입니다. 목적지로 설정할까요?
운전자 : 오케이!
AI비서 : 길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운전자 : (잠시 후) 길이 왜 이렇게 막히지?
AI비서 : 올림픽대로 김포방향 잠실대교 근방에서 승용차 간 충돌사고 처리 중입니다.
SK텔레콤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 이르면 9월 말부터 차량용 AI비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월간 실 사용자(Monthly Active Users, MAU)가 1000만 명을 넘어선 ‘T맵’은 그동안 구글 음성인식기술 기반으로 작동됐다. 즉 운전 중 T맵 검색란에 ‘마이크’ 버튼을 누른 후, ‘코엑스’라고 말하면 목적지를 탐색하는 형태다.
하지만 이번엔 자체 기술이 탑재된다. SK텔레콤이 AI비서 ‘누구(NUGU·스마트스피커)’ 상용화 과정에서 축적한 딥러닝(인간두뇌와 유사한 심층학습)을 T맵과 결합해 차량용 AI비서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차량 안은 잡음 요소가 많다는 점에서 오작동에 대한 우려도 높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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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과 인공지능(AI) 결합에 본격 나선다. /사진=SK텔레콤 |
■SKT, 자체 기술로 차량용 AI비서 도전…잡음이 발목
SK텔레콤은 “T맵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며 “이르면 3·4분기 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현재 T맵을 포함해 대다수 내비게이션은 터치스크린이나 음성검색(마이크 탭 클릭) 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한다. 하지만 음성인식 기반 AI가 적용되면 이용자는 “코엑스 찾아줘” 등 음성명령만으로 T맵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 측 설명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차량 안은 집이나 사무실과 달리 잡음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AI비서 ‘누구’와 달리 AI기반 T맵의 호출 용어(Wake up word)조차 정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네이버가 올 여름 선보일 예정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VI’ 역시 구동은 음성명령이 아닌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형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로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추격
SK텔레콤은 또 AI기반 T맵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인 ‘카 라이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운전 중 음성명령을 통해 T맵 작동은 물론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고 교통정보 등을 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론 사물인터넷(IoT) 등과 연동해 집안 생활가전을 차량 내부에서 음성으로 제어하는 서비스까지 구현하겠다는 게 SK텔레콤 측 목표다.
하지만 SK텔레콤이 미래형으로 제시한 ‘카 라이프 서비스’는 이미 구글, 애플, 아마존은 물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한국어 명령을 인지하고 서울 도심까지 길 안내를 하는 등 현지화 전략엔 우위에 있지만, 구글 AI비서가 연내 한국어 서비스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용자가 네이버에서 검색한 맛집은 실제 갔는지 여부를 알 수 없지만, T맵에서 설정한 맛집은 어떤 길로 언제 갔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빅데이터 활용가치가 높다. 하지만 ‘30대 직장인 김모씨’와 같이 비식별 조치를 거친 정보로도 활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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