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은여울중 전경 |
【청주=뉴시스】박재원 인진연 기자 = '문제학생'을 제도권 안으로 포용하기 위해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야심차게 만든 공립 대안학교 은여울중학교가 개교 초기부터 각종 폭력문제가 불거지면서 대안학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충북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진천군 문백면 은여울중 개교 이후 4월까지 두 달간 경찰관이 학교로 출동한 횟수는 매주 평균 2~3차례였다.
경찰 112상황실에 이 기간 공식 집계된 신고는 2건이지만, 관할 지구대나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에게 직접 신고한 것까지 포함하면 개교 후 두 달간 경찰관이 은여울중으로 출동한 횟수는 무려 20회다.
일반 학교라면 상상하지 못할 상황인데, 경찰이 수시로 출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교내 폭력이 다반사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개성 강한 학생들이 한 지붕 아래 모이다 보니 충돌이 잦아진 것이다.
비교적 가벼운 사안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넘겨 자체 처리했지만, 폭력 정도가 심한 한 가해 학생은 개교 초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관은 "개교와 동시에 폭력사건이 끊이지 않아 일주일 평균 2~3회 출동할 정도였다"며 "과거 청명학생교육원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안이 발생할지 몰라 전담 경찰관은 물론 은여울중 교사도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으로 가정의 달 5월로 접어들면서 경찰 출동건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안정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한발 더 들어가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해석도 있다.
근로자의 날(1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 대통령선거일(9일), 스승의날(15일) 등 기념일·휴일이 많았고 재량휴업까지 겹쳤기 때문이란 분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재학생들이 학교 갈 날이 그만큼 적었기 때문에 충돌도 적었다는 얘기다.
은여울중의 전신은 '청명학생교육원'이다. 청명교육원은 정식 대안학교가 아닌 대안교육기관으로 도교육청은 이를 폐지·전환해 충북 최초의 공립 대안학교 은여울중을 설립했다.
1학년 10명, 2학년 10명, 3학년 20명의 정원 40명도 채웠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별도로 수용해 정규 교육과정을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돌보는 게 대안학교의 설립목적이다.
하지만 현재 학교 분위기를 보면 과연 대안학교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많다.
교육계 관계자는 "현재 은여울중은 '위기학생'을 한곳에 모아놓았을 뿐이지, 이상적인 대안학교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학생 일탈을 막기 위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맞춤형 교육과정을 수행하기에는 학교 구성원들의 역량이 다소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존재한다.
은여울중 관계자는 "절제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낯선 환경에서 충돌하다 보니 불미스런 일이 많았다"며 "지금은 그런 마찰이 어느 정도 줄었고, 조금씩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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