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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트럼프 표적 0순위 '꽃길' 끝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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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린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 '자동차 시장의 성장' 한국 자동차부품 산업의 눈부신 성장을 설명하는 두 요소다. 지금 분위기는 정반대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성장을 멈췄고 미국은 FTA 재협상 카드를 꺼냈다. 한미 FTA 체결 이후 꽃길을 걷던 한국 자동차부품 산업의 어두운 미래가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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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되자 쾌재를 부른 곳이 있다. 자동차부품 업계다. 발효 즉시 2.5~4%에 이르는 관세가 철폐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관세 철폐 시기를 조율한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섰다. 더구나 미국은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자동차 강국이다. 우리나라 부품업체의 대미對美 수출이 늘어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2011년 50억1800만 달러였던 자동차부품 대미 수출 실적은 지난해 63억7600만 달러로 27.1%나 뛰어올랐다. 5년 동안 매년 평균 4.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요 자동차부품 업체의 실적도 고공성장했다. 2011년 매출 26조2945억원, 영업이익 2조6748억을 기록했던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38조2617억원 영업이익 2조9047억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지난해 수출 실적은 2010년 대비 20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덕분에 글로벌 6위 자동차부품 업체로 발돋움했다. 만도는 지난해 영업이익 305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억원의 벽을 넘었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실적은 더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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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기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통상압박 강도를 점차 높인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가 '실패한 협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 엄청난 상품수지 무역적자를 떠넘겼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살펴봤듯, 자동차부품 산업은 FTA 체결 이후 미국 시장에서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미국이 어떻게든 '대한對韓 상품무역적자 감소'를 노리고 있다면 타깃은 자동차부품 산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부품 업계에 상식적 수준을 뛰어넘는 규모의 관세율 인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이럴 경우 자동차부품 업계가 겪을 피해는 가늠하기 어렵다. 미국에 생산 공장을 갖춘 완성차 업체와 달리 대부분의 부품 업체는 국내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어서다.

'수출 다변화'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 미국과 유럽의 부품시장의 기술을 따라갈 수 없는데다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으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완성차 업체와 종속계약을 끊고 공급처 다변화에 나섰던 국내 부품 업체 대부분의 지난해 해외 실적이 저조하다"면서 "2010년 이후 양적 성장의 달콤함에 젖었던 국내 자동차부품 산업은 지금이라도 연구ㆍ개발(R&D) 투자 비용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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