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책임 혁명] 성평등,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토대
문재인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하나인 성평등 정책의 슬로건이다. 이 공약 안에 여성 일자리 차별 해소 및 유리천장 타파, 비정규직 여성의 노동권 보호, 젠더 폭력 방지 등 다양한 성평등 정책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여성 노동계의 최대 현안인 남녀 임금 격차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대로 축소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또한, 대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남녀 동수 내각 실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고, 초대 내각에서 30%를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역시 OECD 평균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며칠 전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내각의 절반인 11명을 여성으로 임명해 남녀동수 내각 대선 공약을 이행했다. 우리나라도 연일 파격적 인사를 단행 중인 문 대통령이 어떤 여성 인사들을 기용해 약속을 실천해나갈지도 내각 인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그러나 이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성평등 관련 이슈에서 현재 한국의 성적표는 형편없다. 특히, 기업 내 여성의 위치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며칠 전 도쿄에서 열린 2017 세계 여성 지도자 회의(Global Summit of Women, GSW)에서 미국의 한 여성 경제단체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20개국 중 최하위이며, 아태 지역 기업들은 아프리카 지역의 기업들 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 했다고 한다.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4월 말, 독일 베를린에서는 G20 의장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주관으로 개최된 여성 경제정상회의(W20, Women20)에서 성별 격차 철폐 및 여성을 경제에 참여시킴으로써 얻게 되는 효과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있었다. 여성의 디지털 접근성 및 금융 포용성 제고, 여성 창업을 돕기 위한 펀드 조성 등의 논의를 토대로 실행권고안이 오는 7월 G20 정상회의에 제출된다.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추진 중인 여성 정책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의 다자외교의 데뷔 무대가 될 G20에서 의미 있는 논의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성평등과 여성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더불어 기업의 역할과 노력이 못지않게 중요하다. 기업이 시장 및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필요한 지침을 제공하기 위해 유엔글로벌콤팩트와 유엔여성기구가 협력해 2004년 출범한 '여성 역량 강화 원칙(Women's Empowerment Principles, WEPs)' 이니셔티브에는, 현재까지 전 세계 약 1000명 이상의 CEO가 서명하고 기업들이 양성평등 내재화를 통해 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5년 G7 정상회의에서는 7개국 정상 및 정부들이 이 원칙(WEPs)의 지지를 공동 선언문에 명시하고, 전 세계 기업들이 WEPs를 기업활동에 통합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은 관심과 인식 정도가 미미하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양성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는, 중국과 인도의 인구 규모 및 구매력에 맞먹는 '신흥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 다시 대통령의 슬로건으로 돌아가 "성평등은 모든 평등의 출발이며, 인권의 핵심가치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성평등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토대이자, 반드시 풀어나가야 할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 중 하나다.
기자 :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이은경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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